[경상매일신문=서민재기자]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는 이미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 난제로 자리 잡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자체가 한 둘이 아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을 정리해 놓은 자료인 ‘2018년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포항시의 쓰레기 일일배출량이 톤 단위로 가연성 불연성 기타 등을 포함해 총 433톤가량의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매립은 총 126톤, 재활용은 308톤으로, 엄청난 양이다.         포항시 북구에도 1인가구들이 모여 사는 이른바 ‘원룸촌’이 많은데, 이 원룸촌에서 배출되는쓰레기 문제도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수거장소와 배출장소가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 발생되는 문제도 있지만, 대다수는 쓰레기 분리 배출 문제가 아닌 음식물 미분리 및 불법투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항시에서 예산을 들여 CCTV를 추가 설치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넓은 지역을 모두 확인할 수 없는 데다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는 인력이 부족해 획기적인 개선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원룸촌 근처는 비교적 편리한 교통 환경과 상권들이 형성돼 있어, 세입자들이 주거하기 쉽다.   다인가구들이 주로 입주한 아파트 단지와는 다르게 원룸촌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1인 가구에서 배출하는 쓰레기가 적으며 원룸이 밀집돼 있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장소가 비교적 많다는 점이 크게 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2~8일까지 실시한 ‘원룸촌에 거주하는 학생대상 설문지’에서 한 학생은 “제 때 쓰레기를 가져가주지 않아서 쓰레기가 쌓인 적이 많아 소량으로 배출하는 일이 잦아진다”라고 답했다.   종량제 봉투를 다 채우지 않는 소량의 쓰레기가 발생하다보니, 소량으로 쉽게 내다 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타 지자체에선 이를 해결코자 여러 가지 대책을 세웠는데, 이를 통해 포항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대구시 북구 복현1동 대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대학가 원룸 밀집지역 공터에 설치한 ‘재활용 정거장’이 있다.   재활용 정거장은 이동식으로 재활용품 공동 수거시설을 설치하고 쓰레기들을 회수한다.   또 광명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택 및 원룸 밀집 지역 재활용 분리 수거함’이다.       이 재활용 분리 수거함은 마을주민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재활용 쓰레기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시범으로 적용했을 당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시행됐다.   이 지역은 쓰레기 무단 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으나 안내문 부착 및 지속적인 계도 끝에 깨끗한 골목을 만들게 됐다.   이처럼 다른 지역에서 효과를 발휘한 사례들을 포항지역에 맞게 적용해 실행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 북구에 거주하는 대학생들 약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원룸이 밀집돼 있는 양덕동과 장성동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 중 74.4%가 분리배출을 잘하는 편이라고 답했으며 설문 응답자 중 46.5%가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81.4%가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쓰레기 불법투기가 문제가 된다고 응답했다.   또 ‘분리배출 및 쓰레기 발생 문제에 대해서 정책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88.4%가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정책의 일환으로 공동 쓰레기 배출장이 있다면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83.7%가 긍정했다.   끝으로 이들에게 본인이 거주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이나 원했던 개선 방안을 물어보자 ‘바람이 많이 부는 포항의 환경때문에 도로변에 쓰레기들이 너무 많다, 쓰레기들을 고정시키거나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 ‘정부에서 각 원룸에 대한 쓰레기 문제에 대한 규제를 걸고 분리수거통 설치 및 재활용을 더욱 의무화 했으면 좋겠다’, ‘일반쓰레기와 분리수거, 음식물쓰레기 등의 배출 장소가 모두 집 앞과 같이 동일한 곳이어서 쓰레기들이 관리가 안 되는 것 같다’, ‘버리는 곳이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제출됐다.   위의 설문결과를 종합한 결과, 주택 밀집지역에 쓰레기 공동배출장을 설치하는 것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공동배출장이 있는 아파트를 제외하고 비교적 다수의 세대가 살아가는 큰 규모의 원룸(빌라)에는 종종 공동 배출장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다른 골목들과 달리 비교적 주변이 깨끗하게 유지됨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구역이 정해져 있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까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방법을 사용해봤다. 개인이 쓰레기 배출장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만큼, 비슷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수가 흡연하는 옥상에 유리병을 마련해봤다.   유리병 설치 전에는 꽁초들이 옥상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상태였다. 이후 꽁초를 담을 수 있는 유리병이 비치되고 일주일이 지나자 옥상 바닥에 버려진 꽁초들이 눈에 띄게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쓰레기 배출장은 타 지역에서도 훌륭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5년 포항시 또한 시범사업으로 북구 장량동과 남구 오천읍 문덕리의 원룸촌 일대에 재활용품 통합 배출 용기를 설치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음식물과 생활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관리 능력의 부족을 이유로 1개월 여 만에 철거하게 됐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몇몇 사례를 제시하자면 첫 번째로 장성군을 들 수 있다.   장성군은 ‘동네마당’이라는 재활용 공간을 만들었는데, 이 곳은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러자 군민들이 같이 고민하고 만들면서 쓰레기장이라는 인식보다는 함께 만든 공간이라는 의미로 다가오게 됐다.   이처럼 공동배출장 공모전을 실시하는 방안이 있다. 주로 대학생들이 많이 사는 원룸 특성상 공모전을 통해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게 되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일반시민들에게도 공모전을 통해 삶에 환기를 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사례로 든 광명시처럼 공동배출장마다 적절한 안내문 부착과 세입자 입주 시 각 건물의 집주인들의 지속적인 계도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두 번째로 RFID시설과 공동배출장을 연계해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많은 도시에서 RFID방식을 이용한 음식물 처리방법을 시행 중이다.   RFID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그 양을 측정해서 쓰레기를 버리는 양에 대한 수수료만 부담하는 정책이다.   이를 사용하면 공동배출장에 음식물을 버리는 일이 줄어들 것이고 원룸 특성상 음식물 쓰레기가 소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적절하게 쓰레기 처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입주 시 집주인을 통해 특정 앱을 설치하도록 권유하는 방법이 있다.   ‘내 손안의 분리배출’이라는 앱은 환경부가 지난 2018년 6월29일 재활용품의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안내를 위해 개발 및 보급했다.   한국 포장재 재활용 사업 공제조합에서 운영하고 한국폐기물협회가 분리배출관련 Q&A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 앱에는 쓰레기 배출과 관련해 다양한 정보가 있기 때문에 실수로 쓰레기를 섞어서 배출하거나 엉망으로 분리수거를 하는 일들을 예방할 수 있다.   글 : 정인준, 도형기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정리 : 서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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