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수능일인 대구ㆍ경북지역 3일 아침기온이 예년보다 낮아져 수능한파가 예상된다는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포근한 날씨 속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 곳곳에서 치러졌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49만3천433명으로 전국 1천38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험이 치러졌다.
이 가운데 대구는 49개 시험장에서 2만4천402명이, 경북은 73개 시험장에서 1만9천841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수능 응시자는 오전 8시10분에 입실완료해서 오후 5시40분에 시험을 마쳤다.
유례 없는 코로나19로 수능 고사장 분위기는 예상보다도 훨씬 더 차분하게 진행됐다.
응원금지 때문에 예전처럼 동사무소 직원, 출신학교 선후배, 각 학교에서 나온 선생님들의 응원, 현수막, 팻말, 봉사단체에서 제공하는 커피, 녹차, 엿, 찹쌀떡 등 그동안 흔히 고사장에서 볼 수 있었던 일체의 모습들이 사라졌다.
수험생을 태운 차량도 고사장 안에서 주차할 수 없기 때문에 수험생만 내린 뒤 부모들은 차안에서 격려의 말만 하고 곧바로 차를 돌려나갔다.
한 부모님은 차 안에서 “그동안 고생했다.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중앙고 이 모 학생은 “편안한 마음으로 치겠다”라고 했고, 중앙고 김 모 학생은 “떨리지만 잘 치겠다”고 했으며, 예술고 신 모 학생은 “수시에 합격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치겠다”고 수능에 임하는 마음을 말했다.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한 학생은 “답답하고 힘들었다. 올해는 갇혀 있다 보니까 우울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고려대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만점을 맞겠다는 마음으로 시험 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철고 이 모 선생님은 “응원가지 말라고 했는데 제자이기 전에 자식 같은 마음, 부모님 같은 마음, 담임 같은 마음으로 얼굴한번 한 번 보고 들여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면서 “건강이 최우선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통제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낮선 것들이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다”고 했다.그러면서 제자들에게 “코로나로 힘들었던 한 해인데, 그래도 힘내자, 후회 없이 파이팅!”이라고 격려했다.영신고 민 모 선생님은 “올해 코로나 때문에 학교 등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평상시 보다 잘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수능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대동고 강 모 선생님은 “응원을 금지하라고 해서 선생님들이 나오지 못했다.”면서 “나는 응원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격려하러 나왔다”고 재치 있게 말해서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이어 “우리학교 제자들이 이 수험장에 많이 배치되어 격려차 나왔다. 올해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초반기 3·4월은 온라인 수업으로 우왕좌왕 했다. 야외활동, 체육활동 등도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묻혔다. 친구들 사이의 관계, 고3 담임의 입시지도, 입시설명회도 없어 깜깜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이라는 것이 대면 수업보다 질이 훨씬 못하다. 그런 면에서 지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올해 고생 많이 했는데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마음편안하게 자기실력 발휘했으면 한다. 올해는 수험생이 약 5만 5천명 줄었다고 한다. 예년에 비해 대학가기 쉬우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해서 모두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좋은 결과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 개인택시 북부모범운전자 자원봉사자들은 “학생들이 드문드문 들어갔는데 100여명도 안 들어 간 것 같다.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니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비해 너무 차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