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자기희생으로 큰 변화 추구” 남경필 “先쇄신안ㆍ後지도부 평가를” 한나라당이 30일 `지도체제 논란`의 여진 속에 쇄신에 착수했다. `지도부 교체론`이 제기된 전날 쇄신 연찬회에서 황우여 원내대표가 "홍 대표 중심의 지도부가 쇄신과 변화를 전면적으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도체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열린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서는 `지도부 재신임`에 제동을 거는 견해가 쏟아져 나왔다. 전날 쇄신 연찬회가 `홍준표 체제`의 안정성을 못박는 자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해온 원희룡 최고위원은 `현 지도체제에서 정책ㆍ인적 쇄신을 진행한다`는 쇄신 연찬회의 잠정 결론에 정면 반발했다.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안맞는다"는 것이다. 원 최고위원은 "자기희생을 전제로 더 큰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해법이 없을 것"이라며 "더욱이 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당 대표로 바꾸는 당헌개정을 하면 물러나겠다`고 통보한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요구도 없는 것을 전제로 내건 것으로, 정치가 아닌 꼼수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낡은 틀의 정치에 안주하는 흐름으로 포위돼 가고 있다"며 "정면 승부해야 한다"며 역할론을 강조한 데 이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보수 새 신당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선(先) 쇄신안 제시, 후(後) 지도부 평가`를 주장했다. 남 최고위원은 "어제(29일) 재신임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재신임론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먼저 반성하고 비전 실행에 의해 평가를 받아야지 단순한 지도부 재신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연찬회는 다수결로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지도부가 내놓을 쇄신안을 토대로 추가 연찬회를 개최, 쇄신방향을 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정두언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정책기조가 엄청나게 변화했지만 국민이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못믿는 것은 당의 얼굴이 안바뀌기 때문"이라며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의원은 홍 대표가 전날 `박근혜 당 대표`를 전제로 대표직을 건데 대해 "박 전 대표 본인이 당 대표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홍 대표가 알고 그렇게 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쇄신파인 김성식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재신임을 묻고 싶었다면 쇄신 청사진을 내놓았어야 한다"며 "(쇄신을) 잘못하면 언제든 사퇴론은 재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최고ㆍ중진연석회의 직후 당내 잡음을 해소하기 위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또한 당 일각에서는 "연찬회에서는 정작 침묵하던 일부 최고위원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다만 이들 최고위원의 언급은 실제 `지도체제 교체`를 염두에 뒀다기보다 치밀한 쇄신안 마련을 촉구하는 동시에 쇄신 논의과정에서 불거질 기싸움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