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책을 새로 펴내거나 아니면 다른 문인들이 낸 책을 저가가 친필 서명하여 증정한다. 이는 또 다른 장서의 가치가 있다. 문청(文靑)시절을 함께 앓았거나 또 같은 문인 선배에게 추천을 받았다면, 이는 문학으로 맺은 인연으로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이때에 새로 작품집을 내면 서명하여 작품집을 보내,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는 서점 등에서 싼 책보다 훨씬 귀중하다고하여, 희구본(稀本)이라고도 부른다. 흔히 고서점(古書店)에서 이 같이 서명한 책은 똑 같은 책이라도 그 값이 훨씬 비싸게 팔린다.
더구나 우리의 시문학사에 큰 줄기를 그은 문인의 서명이 있는 책이라면, 박물가치(博物價値)도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색된 것을 서명본만 수집하는 애서가들은 종이 질 변색을 단풍이 들었다고 하여, 단풍이 고을수록 책값이 비싸다. 이 같은 서명본이 지역 구상문학관에 한국 최다 보유라는 명예를 안게 되었다. 구상 시인은 지역에서, 주로 가톨릭 시를 많이 썼다. 구상문학관은 시인이 창작 활동을 한 관수재를 복원하여 지난 2002년에 개관했다.
지난 22일 한국기록원은 구상문학관이 한국 최다 서명본 장서가 많은 것을 공식 인정했다. 한국기록원은 개인ㆍ단체ㆍ기업ㆍ지방자치단체가 지닌 특징, 장점들이 최고ㆍ최소ㆍ최다ㆍ최초ㆍ최장 등 기록을 지닌 희소성의 가치를 보존하고 이를 인정하는 동시에 널리 홍보하는데 그 인증 목표가 있다. 공공기관이 구상문학관의 서명본 최다 보유를 인정했다.
그간의 경위를 보면, 칠곡군은 지난 6일에 한국기록원에 구상문학관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한국기록원은 구상문학관이 제출한 서류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를 인정했다. 인증서를 지난 22일 구상예술제 기념식 때에 전달했다. 칠곡군 관계자는 이번 인증서로 구상문학관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서명본 최다 기록을 칠곡군을 알리는 데에 호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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