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단일화가 대선 정국의 최대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10년 전인 2002년 단일화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통합당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기억하며 ‘어게인 2002’를 그리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당 혁신, 국민적 동의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결국 단일화 논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높다. 2002년과 공통점 중 하나는 아직까지 다자구도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능가하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는 박 후보와의 양자구도와는 달리 다자에서는 여전히 밀린다. 3자구도 필패론이 나오는 이유다. 전통적 지지층을 가진 민주당 후보와 중도층 지지가 강한 무소속 성향 후보가 단일화 대상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당시 정몽준 후보는 정당을 만들긴 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것이어서 온전한 의미의 당으로 보긴 어려웠다. 2002년 노 후보나 올해 문-안 후보 모두 부산ㆍ경남(PK)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이라는 것도 유사하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후보 간 성향이다. 노-정 후보는 정치권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지만 문-안 두 후보는 정치 입문이 얼마 되지 않아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2002년 노 후보가 진보, 정 후보가 보수 색채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두 후보 모두 범야권으로 분류된다는 점 역시 차이다. 두 후보 성향이 비슷하다는 것은 후보단일화시 역풍을 덜 맞는 강점이 될 수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2002년은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성격이 강해 야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지금은 후보 간 정체성 갭이 별로 없어 그런 비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정 후보가 월드컵 열풍을 타고 3~4개월 새 대선후보 지위까지 올랐다면 안 후보도 바람을 타긴 했지만 1년 가량이나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다른 점이다. 안 후보는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데 이어 실제 선거도 박 후보가 이김으로써 간접적 승리의 경험을 갖고 있다. ‘안철수 열풍’을 깜짝바람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현실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2002년 노 후보가 지지율이 하락해 당내 이탈세력이 나오고 ‘후보 흔들기’ 현상까지 겪었지만 문 후보는 일부 이탈에도 불구하고 당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체제로 비교적 안정화돼 있다는 점도 다르다. 정치적 여건도 상이하다. 2002년은 김대중정권의 말기로 각종 비리가 터져나와 반여(反與) 정서가 팽배했지만 이번에는 두 후보가 국정심판론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저조한 지지율은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요인이다. 그러나 여전히 후보단일화가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정치공학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야권으로서 부담이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층이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보다 더 두텁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 비해 영남 지지층이 공고하고 `박정희 향수`까지 더해진 것이 `대세론`의 큰 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철희 소장은 “지지율 추이 등을 살펴볼 때 박 후보가 이 후보보다 더 강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야권 입장에서도 단일화를 둘러싼 분위기가 2002년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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