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민간인에게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했다고 전직 시리아군 장성이 주장했다. 19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아드난 실루 시리아군 전 소장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는 "알레포 같은 중요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정부가) 상실하는 등의 경우에 대해 최후의 수단으로 (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실루 전 소장은 자신이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된 시리아 군 고위 회의에 여러 번 참석했다며 화학무기를 "어떻게 사용할지, 어디에 투하할지를 포함해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의 회의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 약 9㎞ 지점인 화학무기 기지에서 열렸다고 공개한 그는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 논의가 군 장성으로서 정권을 용인하기 힘들게 한 "마지막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약 3개월 전에 시리아를 탈출한 실루 전 소장은 현재 터키에 머물고 있다. 그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들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공급하는 방안도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실루 전 소장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권이 당초 역풍을 우려해 헤즈볼라 같은 정권 동조 세력에 대한 화학무기 공급을 주저했지만, "이제 그들(아사드 정권)이 잃을 게 없어진다면 왜 무기를 공유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에 교전이 벌어진다면 시리아(정권)에만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화학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물론 이스라엘에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그는 시리아 남부도시 다라의 군사기지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군인들이 참석한 회의가 수없이 열렸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란인)이 항상 와서 조언했고 과학자들이 오고갔다"며 "어떻게 화학무기를 사용할지에 대한 논의에 그들이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전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시리아 정권이 지난달 화학무기 실험을 한 현장에 이란 군인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는 미국과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화학무기를 많이 보유한 나라로 꼽힌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화학무기 배치가 시리아 문제에 대한 외국의 군사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시리아 외교부의 지하드 마크디시 대변인은 정부가 자국민들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외국 침략자들"에 대해서는 사용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절박한 정권이 절박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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