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돌`(아이돌+연기자)`의 인해전술이 펼쳐지는 안방극장에서 데뷔작으로 홈런을 치며 연기력을 인정받는 행운아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려면 여러 운도 따라야 하지만 기본은 연기력이다. 첫 연기에서부터 시선을 붙든 행운아들은 `천재 연기돌`로 불리며 가뜩이나 연기돌 기세에 설 자리가 좁아진 배우들을 더욱 긴장케 한다. 박유천, 서인국, 수지, 정은지. 현재 연기를 잘하는 연기돌은 적지 않다. 하지만 첫 출전에서부터 빛을 발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들 네 연기돌이 보여준 활약은 눈부시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들에 대해 "가수 출신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섬세한 표현력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은다. ◇박유천.."사극에서 포스..풍부한 감성 표현력이 강점" = JYJ 박유천(26)은 2010년 데뷔작 KBS `성균관 스캔들`로 그야말로 안방극장을 들었다놓았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동방신기를 거쳐 JYJ로 활동 중인 그는 특이하게도 사극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1세기 청소년 문화를 대변하고 이른바 `빠다 냄새`가 난다던 그가 의외로 갓, 도포 차림으로 의관 정제한 모습과 사극 대사 톤에 어울린 것. 하지만 이런 겉모습에 머물지 않고 이선준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해내 `원작과 맞지 않는 캐스팅`이라는 초반 네티즌의 거센 반발을 보기 좋게 물리쳤다. 신분을 감춘 남장 여자를 향한 동성애적 사랑에 갈등하고 원칙과 법도를 따르는 과정에서 하늘 같은 아버지와 갈등하는 박유천의 연기는 신인답지 않게 섬세했다. 이후 2011년 MBC `미스 리플리`에서 현대적인 연기를 소화한 그는 올 상반기 SBS `옥탑방 왕세자`에서 또다시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난데없이 현대 사회로 이동한 조선시대 왕세자를 연기하면서 다시 한 번 `사극 포스`를 뿜어낸 그는 거기에 더해 코믹연기까지 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영섭 SBS드라마 국장은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카메라 앞에서 제대로 놀 줄 알게 됐다"며 "`성균관 스캔들` 이후 매 작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기자로서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 표현력이 강점이다"고 평가했다. ◇서인국.."천연덕스러운 연기..주저함이 없다" = 서인국(25)은 올해 연기자로 데뷔한 데 이어 잇따라 두 작품에 연속 캐스팅되며 박유천의 바통을 잇는다. 울산 출신인 그는 경상도 사투리 덕을 크게 봤다. 고향 사투리를 한껏 살린 개성 강한 인물을 잇달아 맡으면서 본인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어색함이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지난봄 KBS `사랑비`로 데뷔한 그는 극중 1970년대 경상도 출신 더벅머리 가난한 운동권 학생 김창모와 2012년 `갱상도 싸나이` 록커의 1인2역을 하며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순박하면서 정감이 느껴지는 시골 출신 운동권 학생과 얼굴에 철판을 깐 `빈대` 록커를 오간 그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사랑비`가 거둔 최고의 수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는 이어 출연한 tvN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전작에서 보여준 연기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서인국은 다시 한번 경상도 사투리를 마음껏 구사하면서도 `사랑비`와는 달리 수재 중의 수재 윤윤제 역을 맡아 근사한 캐릭터로 거듭났다. 서인국은 김창모든 윤윤제든 주저함 없이 달려든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자고 일어난 부스스한 모습에서 마치 다큐를 보는 듯한 연기를 펼치는데 `거울`을 신경 쓰는 한류스타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신선함을 준다. 정해룡 KBS미디어 드라마본부장은 "신인답지 않은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점수를 주고 싶다. 앞뒤 주저함이 없는 모습에 잘 다듬으면 좋은 연기자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09년 엠넷 `슈퍼스타K`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서인국은 이후 사실 가수로서는 답보 상태였다. 그러나 올해 연기자로 새롭게 태어났다. 여세를 몰아 22일 첫선을 보이는 MBC 새 주말극 `아들 녀석들`의 주연으로 합류했다. ◇수지.."2012 첫사랑의 아이콘..풋풋한 매력 과시" = 미쓰에이의 수지(18)는 2011년 KBS `드림하이`의 고혜미로 성공적인 연기자 데뷔를 했다. `드림하이`에서 자기 몸에 딱 맞는 예술고 학생 역을 맡은 그는 욕심부리지 않고 `생짜 신인`인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풋풋한 매력을 보여주며 인기를 모았다. 이어 올초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서는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한가인의 아역을 맡은 수지는 1990년대 중후반 대학 신입생의 풋풋하고 상큼한 모습을 손에 잡힐 듯 예쁘게 연기했다. 남성 관객들이 극장을 나오면서 수지가 연기한 서연을 두고 저마다 자기 첫사랑과 똑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수지는 연기자로서 미숙함과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을 오히려 싱그러움으로 살려냈다. 그는 다시 지난 6-7월 방송된 KBS `빅`에서 거칠 것 없는 당돌한 여고생 장마리를 맡아 통통 튀는 매력을 과시했다. 2010년 미쓰에이로 데뷔한 3년차 아이돌인 수지는 아직 10대라는 점을 최고의 무기로 삼아 `새싹`의 매력을 과시한다.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은 그런 수지의 매력을 포착하고 그를 캐스팅하기 위해 매달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정은지.."연기 천재탄생..감성 연기 타고난듯" = 정은지(19)는 서인국과 함께 현재 tvN `응답하라 1997`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그야말로 `난데없이` `기대도 못한` 연기 데뷔를 했다. 연기 수업을 받지도 않은 그는 얼결에 `응답하라 1997` 오디션에 갔다가 덜컥 주인공 성시원 역에 캐스팅됐고 16부를 끌고 왔다. 정은지는 `응답하라 1997`의 동료 배우와 제작진으로부터 "연기 천재"라는 극찬을 받는다. 나이답지 않은 감성 연기를 타고났다는 평가다. 시청자도 정은지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부산 출신인 그가 `응답하라 1997`에서 부산 사투리를 무기로 내세워 연기하는 까닭에 `사투리 프리미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써 서울말을 쓰려 노력할 필요없이 부산 사투리를 있는 그대로 구사하면서 초짜 연기자의 어색함을 어느 정도 덮고 가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정은지가 그려내는 성시원이라는 캐릭터의 역동성과 무심한 듯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연기는 으레 관람의 민망함을 안겨주는 여느 신인연기자의 `발연기`와는 확실히 차원이 다르다. `응답하라 1997` 신원호 PD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정은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오디션을 진행할수록 정은지가 적역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천재 연기자를 알아본 안목이다. 2011년 에이핑크로 데뷔한, 아이돌로서도 초짜인 정은지는 데뷔와 동시에 연기자로도 성공적으로 스타트를 끊은 보기 드문 케이스가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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