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청소용역업체는 지금까지는 20년이 넘게 모(母)기업인 대원(주)과 금원기업이 맡아왔다. 이 기업은 지난 2008년 별세한 이원국 대원(주) 사장이 생전에 상생발전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포스텍에 연산석좌기금 10억 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5,000만 원을 포스텍에 전달했다. 지난 연말에 10억 원 조성이 마무리되었다. 청소용역 업체로썬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포스텍 등에서 청소로 번 돈을 대학에 기부를 한 것이다. 포스텍이나 우리 사회가 크게 장려해야 할 일이다.
포스텍 현 김용민 총장이 부임한 이후부터 경영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청소용역까지 경쟁 입찰을 도입했다. 이 경쟁 입찰에서 기존의 업체가 탈락했다. 응찰가를 보면, 금원기업이 17억7천여만이고, (주)경포가 15억9천여만 원이었다. 결국 포스텍은 1억9천여만을 예산절감을 가져왔다. 경쟁 입찰에서 기존의 금원이 응찰가에서 뒤로 밀린 것이다. 이를 두고 결코 포스텍을 나무날 수가 없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청소용역 근로자는 월평균 20~30만 원의 임금이 삭감되어 현재 파업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보면, 포스텍의 1억9천여만 원의 예산 절감은 고스란히 근로자가 부담했다는 것으로도 볼 측면이 없지가 않다.
위 같은 내용을 보면, 포스텍을 나무날 수는 없다고 해도 시기적으로 10억 원 연산석좌기금이 끝나자마자, 투명 경영을 내세워 동시적으로 경쟁 입찰을 도입하여 기부자를 탈락으로 몰고 간 것에 대해, 사회적인 시선이 곱지만 않다. 기부로 조성된 첫 대상자로 수학과 김 아무개 교수가 선정되었다. 우리가 생각하건데 김 아무개 교수의 심정도 지금 한창 파업을 벌이고 있는 근로자를 볼 때에, 참 곤혹스러울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문제를 삼는 것은 대학은 지성인 집단이다. 우리시대의 양심세력이다. 이렇다면 경쟁, 지성인 집단, 양심세력, 당초 기부금이 끝난 시점 등을 지성과 양심이라는 천칭(天秤)에 올린다면, 어떻게 기울까. 적어도 포스텍이라면, 투명 경영이라도 지성과 양심을 택해야 해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근로자의 봉급이 월 20~30만 원씩 삭감된 판에, 포스텍은 이를 어떻게 고민하는가를 묻는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