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프로축구 2부리그로 강등된 상주 상무가 프로축구연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철 상주 단장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규정을 준수하고 의무와 책임을 다해왔음에도 연맹이 독단적 결정을 했다"면서 "모든 책임은 연맹에 있다"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은 11일 이사회에서 올 시즌 성적과 관계없이 상주를 2부리그로 강등시키기로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가맹국 프로팀에게 구단을 독립법인화하고 선수들과 `프로선수 계약`을 해야 클럽라이선스 발급을 할 수 있다고 요구한 것이 이유다.
이 단장은 "법인화와 계약 문제는 오래전부터 국방부와 협의해 온 사항으로 최종 정리 단계에 있었다"면서 "올해 말까지 조건을 갖추지 못해 2부에 내려가면 명분이 있지만, 시즌 중에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2년 전부터 상주에게 클럽라이선스 자격 요건을 설명하고 준비하도록 해왔는데 준비가 부족해 이런 사태를 맞았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상주 구단 측은 "연맹이 AFC에 프로클럽 요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질의해 내용을 문서화해주기를 기다렸으나 답변이 없었다"면서 "연맹의 답변만 있다면 연말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맹은 군 복무 중인 선수가 프로계약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 바 있으나, 그러면 상무와 경찰청은 1부 승격 요건을 갖출 수 없다"면서 "2부로 내린 뒤에 AFC 조건을 충족시키면 승격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그 파행에 따르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올시즌 남은 K리그 경기를 포기하겠다는 기존 입장은 다소 진정됐다.
이 단장은 경기 출전 여부에 대해 뚜렷하게 답하지 않은 채 "오늘(13일) 오후 6시 전에 국방부에서 연맹으로 (이 문제에 관해)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명분없는 경기는 하지 않는다는 국방부의 입장이 확실하기 때문에 강경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해 남은 경기 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에는 100여 명의 유소년 선수와 학부모, 서포터즈가 강제 강등 철회를 촉구하는 등 지역에서도 상주의 2군 강등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상주 구단은 "연맹 정관에도 `정치적 중립과 차별금지`가 나와 있는데 이번 결정은 연맹 스스로 정관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면서 "일방적인 결정은 원천 무효임을 알려 드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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