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소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조사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는 땅속으로 구멍을 깊이 파는 시추작업이 필요하고 지열발전소 아래에 있는 단층을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외국에서는 2~3년 동안 조사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을 확인할 조사단을 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한데 이어 대한지질학회와 한국지구물리학회 등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했으며 기상청과도 협의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지열발전소를 운영한 경험이 없고 외국에 관련 전문가가 많은 점을 고려해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의 전문가를 초빙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타 국가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운영해온 지열발전소가 인근 지역에 지진 활동을 유발할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지열발전소는 지열로 수증기를 만들기 위해 땅에 물을 주입하고 터빈을 돌리고 난 수증기를 회수해 다시 땅에 주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층에 자극을 줘 소규모의 유발지진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미국은 지난 2009년 샌프란시스코 북부 더 가이저 지역의 지열발전소와 관련해 유발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지침을 2012년 발간했다. 지침에는 지열발전으로 인한 지진은 대부분 규모 3.0 미만이지만 최대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지침이 나온 뒤인 2016년 12월에는 더 가이저 인근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열발전소는 아니지만 유정에서 원유를 산출한 뒤 폐수를 다시 땅에 주입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원리로 유발지진이 발생하는데 2011년 미국 오클라호마에서는 폐수 주입 때문에 규모 5.6의 지진이 일어났다.특히 스위스 바젤로 스위스 당국은 2009년 12월 규모 3.4 지진이 발생하자 원인이 지열발전소라고 보고 건설을 영구적으로 중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포항 지열발전소의 경우 국내 최초의 실증연구개발사업이라서 유발지진에 대한 정부 지침은 없다"고 말했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