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포항 지진피해로 인해 일주일 연기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무사히 치러져 포항시민을 비롯한 전 국민이 안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1.7 지진이 났다. 하지만 경북도 수능상황본부는 진동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 지진이어서 시험을 중단하지 않았다. 지진피해와 이어지는 여진 속에서도 대학수능시험을 무사히 치러질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지자체, 경찰, 소방관 등 관계기관들이 수능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했던 것이 큰 힘이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포항지역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서울과 세종, 포항을 연결하는 `핫라인`인 통합지휘무선통신망(TRS)을 구축·운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TRS는 긴급·그룹 통화 등을 위해 다수의 사용자가 공동으로 채널을 활용하는 무선이동통신을 의미한다) 또한 수능시험 비상대책 본부장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포항교육지원청에서 대기하며, 수능 상황관리를 진두지휘했다.경북도교육청은 수능시험 도중 지진 발생에 대비해 포항지역 12개 수능 시험장에 `지진계`를 설치·운용하고 포항교육청에서 네트워크로 연결해 전 고사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했다. 아울러 수능 당일 포항지역 시험장에서 예비시험장으로 이동이 불가피한 경우를 대비해 각 시험장에 관광버스를 대기하는 등 수험생 비상수송에도 만전을 기했다. 도교육청은 포항지역에서 수능시험을 시행하되 진원지에서 가깝고 비교적 피해가 큰 포항 북부지역 시험장 4곳을 남부지역의 4곳으로 대체하고, 추가 지진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영천, 경산 등 인근 지역에 예비시험장 12곳을 준비하기도 했다.이와 함께 지진 피해가 발생한 포항지역 시험장 12곳에는 각각 경찰관, 소방관이 배치돼 수험생 안전과 질서를 유지했다. 추가 지진 등 이유로 수험생들이 예비시험장으로 옮겨가야 하는 상황에 대비 이동로에 순찰차를 투입하고, 주요 교차로에 교통경찰도 배치됐다.한편 포항시에 따르면 23일 지진 피해로 폐쇄한 흥해읍 대성아파트 D·E·F 3개 동에 안전점검을 한 결과 E동 건물이 3∼4도가량 기울어져 무너질 우려가 커 철거하기로 했다. D·F 동은 파손 정도가 E 동보다는 비교적 덜 해 당장 철거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대성아파트는 지진으로 전체 6개 동 가운데 3개 동(170가구)이 큰 피해를 봐 사용을 금지하고 현재 거주 주민들은 지진 이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인근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건물이 기울어진 E동에는 60가구가 거주 해왔다.아울러 시는 환호동 대동빌라 4개 동(81가구)도 정밀 안전점검을 해 거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주민과 협의해 재건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대피소에 머물었던 대동빌라 22가구 주민은 지난 2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동 휴먼시아 아파트로 새 보금자리로 옮겼다. 오는 25일 주말에는 오천 보광아파트에 2가구, 연일 대궁하이츠에 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이에 시는 지진으로 크고 작은 건축물 1천 561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1차로 1천 152곳에 안전점검을 마무리했다. 나머지 409곳도 하루빨리 점검을 마치고 사용제한, 위험 판정을 한 건물에는 추가로 정밀 점검을 실시해 사용 금지 등 조치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23일부터 주민이 안전점검을 요청한 주택, 어린이집, 마을회관 등도 본격 점검에 들어갔다.23일 현재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피해상황에 따르면 경상자 72명, 중상자 4명을 포함 총 76명이 부상하고 1,38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시설피해로는 주택, 상가, 공장, 차량, 도로, 공공건물 등 사유·공공시설 2만 49건에 피해액 848억 4,600만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응급조치는 2만 49개소 중 1만 8,496개소 완료(92.3%)했다. 구호물품은 생수, 침구류 등 25만 9,121점, 성금 136억원이 각각 접수 및 모금됐다.[경상매일신문=이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