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를 걷어놨는데도 시끄럽지 않고 음식 냄새도 없어 좋아요. 이제는 짐을 놔두고 잠시 나갔다 와도 되겠어요. 좋긴 하지만 그래도 내 전재산인 집을 날렸다는 허망함은 말로 표현못하죠. "21일 오전 난방용 텐트가 설치된 흥해실내체육관에 일부 이재민들이 재입주를 시작했다.앞서 포항시는 체육관 내부를 소독한 뒤 바닥에 보온매트를 깔고 사생활 보호를 위한 200여개의 난방텐트를 설치하는 등 재정비를 마쳤다. 또 지진 첫날 1천여명이 넘는 이재민들의 거주시설 피해상황과 희망지를 조사해 구분하는 등 선별 작업을 거쳤다. 흥해실내체육관에 300여명이 넘는 희망자가 나타났으나 우선 대성아파트 75가구 주민 150여명이 옮기게 됐다. 이날 선별 주민 명찰을 배부받고 텐트에 입주한 대성아파트 E동의 한 주민은 "LH임대주택과 전세금 융자지원 등 갖가지 대책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며 "1억 가까이 되는 집을 날렸는데 900만원밖에 안 준다는데 고마워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지진이 나고 일주일 가량 체육관에 사람들로 붐벼 들어 들어오지 못했다는 대성아파트 F동의 한 주민은 "오늘에서야 들어와 이불과 매트 등 구호물품을 아무것도 받지 못해 공무원들에게 물품을 달라고 하니 이미 다 받질 않았냐면서 역정을 내더라"며 "지진 직후 난리통에 기재도 하지 않고 줘놓은 잘못이지 내 잘못은 아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미장관맨션 등 피해가 심각한 곳이 많다"며 "대성아파트만 너무 이슈가 되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시는 나머지 이재민에 대해서도 검토를 마친 후 수용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일부 이재민은 흥해실내체육관 거주 자격에 못미쳐 대기자 등으로 밀려나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