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포항시 북쪽 9Km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6일 오후 6시 현재까지도 48차례 여진이 일어나고 있다. 지진 발생 이틀째 주민들은 불안감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한편 관계기관에서는 피해조사와 복구 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6일 오후 2시께 흥해실내체육관에 대피 중인 1천여명의 이재민들은 나눠받은 구호물품을 끌어안으며 기다림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 주민은 "전국 여러곳에서 보내주는 지원에 감사할 따름이지만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집"이라며 "언제까지 여기서 살 순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주민은 "흥해실내체육관도 현재 800여명이 넘는 사람들로 붐벼 포화상태지만 흥해에는 또다른 수용시설이 없어 걱정"이라며 "친척도 없고 집도 붕괴 직전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쩌냐"고 분노했다.흥해실내체육관 이외에도 대도중, 항도초, 기쁨의교회, 들꽃마을, 읍면동사무소 13곳에 1천500명의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전날 지진으로 인한 피해와 피해액은 점차 불어나고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지하 변전실 화재가 완진됐음에도 매캐한 냄새로 인해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한 달 가량 휴관될 예정이다. 또 포항문화예술회관과 중앙아트홀 등 문화시설에도 균열이 발생했다.이에 따라 1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7포항예술인한마당이 취소됐다. 지은지 60여년이 넘는 포항경찰시민교육문화센터 건물도 곳곳에 균열이 일어나 현재 출입이 불가하다.지진의 흔들림으로 이동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 109-2에 설치된 산림청의 땅밀림 무인 원격 감시시스템이 전날 오후 2시 22분부터 3시22분까지 5분 간격으로 측정한 결과 6.5cm의 증가 변동을 감지해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2km 4세대가속시 바닥이 0.1mm 뒤틀려 보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지진 여파에 지역의 횟집, 음식점, 카페 등 다양한 상업시설도 문을 닫았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백화점동 및 주차동 시설을 안전 이상유무를 점검하기 위해 16일 휴점하기로 결정했다. 16~17일 휴교한 포항지역 학교들의 건물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건물 외벽에 균열이 일어나고 급식소 물탱크와 수도관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피해상황은 지진 지원지인 흥해 지역에 위치한 학교에서 더욱 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6일 경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포항지역 초(66개교)·중(36개교)·고(27개교)등 총139개교 가운데 99개교를 대상으로 피해사항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학교에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이들 학교 가운데 피해규모가 심각한 흥해고등학교의 경우 본관동과 신관동 전체에 균열이 가고 체육관 및 급식소 물탱크와 배관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포항중학교도 교실 천정이 내려 안거나 전등이 파손됐다.특히 이동중학교의 경우 교사동 진입로가 5cm 내려앉고, 건물 내·외벽에 균열이 심각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게다가 이들 학교의 피해 사항이 육안으로 파악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안전정밀진단을 할 경우 피해규모는 더욱 크질 것으로 전망된다.송건수 시설과장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학교 시설피해가 의외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조기 수습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정적 피해상황으로는 중상 3명, 경상 60명 총 63명의 인명피해가 났으며 주택과 상가, 공장, 차량파손, 도로, 상수도 등 1천351건 70여억원에 달하는 시설피해가 집계됐다. 이와 함께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복구도 계속되고 있다. 해병대 1사단은 700여명이 넘는 병력이 투입해 지붕과 담벼락, 벽체 등 파손된 주택의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북도 소방본부는 경북119특수구조단 긴급기동대와 소방헬기를 현장에 급파하고 중앙119구조본부 3개 특수구조단도 현장에 긴급 투입하는 등 피해현장 구조 구급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최병일 소방본부장은 "이번 지진피해 현장 긴급 구조활동에 가용 소방력을 총동원하여 지역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속한 피해복구로 주민의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상매일신문=노재현ㆍ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