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올해 7월 기획전시 `이상한 사물들(The Strange Objects)`, 제12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김진우 초대전 `진화의 비밀`, 그리고 `역대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전`을 13일 오후 5시 미술관에서 오프닝을 갖고 오는 10월 8일까지 선보인다.
◇ 이상한 사물들이 전시는 일상에서 만나는 익숙한 사물들이 예술가의 흥미로운 시각으로 다시 태어나는 현장이다. 초대작가 김준, 장명근, 정서영, 츠요시 안자이는 사진, 설치,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익숙한 사물을 색다르게 체험하게 한다. 4명의 초대작가는 관념과 관습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관람객의 습관화된 시선을 붕괴시켜 사물에 잠들어 있는 본성을 일깨워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깨어있을 것을 요청한다. 김준은 특정지역, 특정장소 등에서 채집한 소리를 가시화하는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프로젝트를 지속해왔다. 사회적 현상이나 역사적 상황, 자연적 여건 등을 물리적, 전자적 방법을 동원해 소리로 변환시켜 체험하게 한다. 작품 플리센은 물탱크라는 물리적 상징성과 물소리라는 정서적 성질을 경험하게 하며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변질된 삶의 다양한 면모를 사유하게 한다.장명근은 사진의 본질을 다뤄온 작가로, 사진의 의미와 구조를 드러내는 수단과 장치로서 사진 대상에 집중한다. 특히 장난감, 풍경, 일상, 인물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상적 소재들이 작가의 내밀한 정서적 경험에 축적된 사물들로 다시 탄생한다. 정서영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조각으로서의 사물은 존재를 재현하지 않고 서술성도 지운다. 반면에 그 사물이 가지고 있는 성질 그 자체 본연의 모습을 생경하게 지금 여기에 나타낸다. 밤과 낮은 현존하는 물리적 의자와 거울에 비친 공간 이미지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혼재를 경험하게 하며 의자가 현존하는 사물 자체로 인식되기보다 경험적 시간으로서 인식된다는 것을 또한 경험하게 한다.츠요시 안자이는 일본의 비디오아티스트이자 키네틱아티스트로 사물의 목적과 수단의 단절이나 관람자의 개입과 관계가 발생시키는 현상을 연구해왔다. 일상적 사물을 조합하고 평범한 모터를 장착해 움직이는 조형물을 만든다. 디스턴스는 사물의 물리적인 움직임을 투사하고 이 이미지가 사물의 실존성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공간에 투영되는 이미지는 허상이고 그것을 존재하게 만든 장치의 물질성은 실존한다. ◇ 진화의 비밀 : #J-1’ 지난해 제12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인 김진우 초대전이다. 장두건미술상은 포항에서 태어난 초헌 장두건 화백의 예술 업적을 기리고 지역미술문화의 발전을 위해 제정됐으며 전 장르에 걸쳐 매년 공모를 통해 수상작가를 선정하고 이듬해에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수상작가 개인전을 지원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미술관 내부와 외부, 두 곳에서 전개된다. 물리적 거리를 두고 전시되는 작품은 마치 하나에서 둘로 분리돼 존재하듯이 서로를 끌어안은 유기적 관계처럼 느껴진다. 미술관 외부에 설치된 진화의 비밀 : #J-1은 커다란 캡슐 형상으로 우뚝 서있다. 미지의 세계로부터 날아와 꽂혀있는 비행물체 같은 철 구조물 캡슐 꼭대기에 태어난 새로운 나무 생명체는 존재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음을 은유한다. 아무리 강한 물성을 가진 철이라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과 호흡하면서 새로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진화한다는 사물의 변증법적 성질을 반증한다.회화를 전공한 김진우는 기계를 적극적으로 창작영역에 끌어들여 인간의 기원이나 진화, 그리고 결과로서 만들어진 문명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지 않고 다른 존재의 생명과 기원으로까지 탐색을 확장해 궁극적으로 작가 자신의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하고 있다.
◇ 역대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전미술상이 제정된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수상작가 10인을 초대했다.전시는 소박하고 담백한 삶을 담아낸 제1회 이상택(2005), 자연의 생명과 고귀함을 회화 본연의 평면성으로 그려낸 제2회 이병우(2006), 구도하는 마음으로 예술적 노동을 회화의 물성으로 드러낸 제3회 김완(2007), 조화로운 색채와 자유로운 붓놀림으로 빚은 화사한 풍경의 제5회 박정열(2009), 회화적 사유의 공간에서 원숙한 인간 생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제6회 권종민(2010), 내재적인 감수성을 담아 단아하고 서정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제7회 박계현(2011), 회귀할 수 없는 수평적 시간의 흐름을 주목하고 차경하여 역사적인 단상을 집적한 제8회 한승협(2012), 동양적 묵상의 공간으로 체험적 풍경을 보여준 제9회 박상현(2013), 삶에 대한 정서적 울림으로 인간 내면의 소리를 찾고자 천착해 온 제10회 송상헌(2014), 하이퍼리얼리즘 기법으로 구현한 조형적 인물상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투영한 제11회 최지훈(2015)이 함께 한다.전시 관계자는 "장두건 화백의 예술적 반향과 정신을 만날 수 있는 기념전을 열어 포항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살피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