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의 무성의한 중재로 하도급업체의 공사대금 지불이 미뤄지면서(본지 2016년 12월 13일 4면 보도) 포항의 소규모 건설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와관련 최근 하도급 업체에 확인해본 결과 아직도 잔금 700여만 원을 받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것으로 확인됐다.PC암거업체 대표 박모씨는 잔금을 받기위해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담당자가 1군 업체인 H건설과 협의를 거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아직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특히,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공사가 완료된 지 벌써 2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대금은커녕 관련업체 연락도 없는데다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할 한국도로공사측은 뒷짐만 지고 있다. 지난해 2월 공사를 마무리 한 걸 감안한다면 1년 동안 대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1년 전 상황을 되짚어 보자면 포항에 소재한 PC암거(하수나 케이블, 통신선 등이 지나도록 제작된 콘크리트 관로의 일종)업체 A사는 지난해 2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안동-영덕 간 12공구 사일산터널 하부 41m에 전기선과 통신선 등이 지나는 암거를 설치하고 마무리 작업인 실런트(암거 사이의 누설을 방지할 목적으로 바르는 연고성의 접착제 일종)작업만을 남겨뒀다.하지만, 작업을 마무리한 후 잔금인 73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C산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공사현장을 떠나게 됐고 업체 박모씨는 잔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구조물은 버젓이 설치됐고 원자재 대금은 이미 지불됐지만 공사대금은 전혀 받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도로공사는 그동안 도로건설 중 업체의 부도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하도급업체들의 연쇄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이미 지급된 원자재대금과 인건비 등의 압박으로 도산위험에 처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로 이 같은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형건설업체들의 ‘갑’질로 속앓이만 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또한, 도로 건설이 끝날 경우 모든 상황이 정리되면서 담당자 확인도 어려운데다 정산도 끝나 누구에게 대금을 지급 받아야 할지 애매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덧붙인다.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포항의 PC암거업체 박모씨는 “민원이 접수된 이후 연락이 없어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 돌아온 답은 협의를 해서 해결해 주겠다고 했지만 2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 대형업체들이야 적은 금액일수 있지만 우리처럼 작은 업체들은 회사운영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금액”이라며 하소연 했다.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박씨의 민원 건에 대해 1군 건설업체에 내용을 전달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은 영덕-상주 간 고속도로 건설이 마무리돼 담당자도 명확하지 않다. 더 이상 대답은 곤란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