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가 넘었던 청년실업률이 1년이 지난 지난달 8%대로 떨어졌다. 언뜻 반가운 소식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저 출산으로 청년인구가 감소하면서 생긴 착시현상이자 일자리가 없어 잠시 구직활동을 접은 청춘들이 반영된 슬픈 수치일 뿐이다.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실직자와 조기 은퇴한 50~60대가 영세창업으로 내몰리면서 자영업자 수는 6개월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현재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8.6%로 1년 전 9.5%보다 0.9%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는 현실이 왜곡돼 나타난 수치다. 민간기업의 신규채용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이력서를 내 볼 기회조차 없다보니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계상의 실업자에서 제외된 것이다.통계상의 실업자는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체감실업률을 보면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시험 등을 준비하는 시간제로 일하는 청년구직자와 공무원시험 등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은 지난달 22.5%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올해 9급 국가공무원 공개채용시험 지원자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인사혁신처는 2017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원서접수 결과 지난해 22만1천853명보다 6천515명이 많은 22만8천368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특히 20대 응시자가 14만6천95명으로 64%를 차지해 심각한 청년실업난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냈으며 10대 접수자도 3천202명으로 5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다보니 대학진학 대신 일찌감치 공무원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졸업이 곧 실업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공시열풍은 갈수록 이렇게 뜨거워지고 있다.4차 산업 혁명시대에 9급 공무원이 청년들의 꿈이 된 나라가 분명 정상은 아니다.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을 버리고 공직의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된다면 더 이상 희망을 찾기란 어렵다.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하고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양극화를 해소할 노동개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정치권과 대선주자가 답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