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재정통합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EU 등의 반발에 부닥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번에는 반대쪽인 반(反) EU파의 `반란` 시도로 인해 양쪽에서 `십자포화`를 받게 됐다.
캐머런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의 일부 반 EU파 의원들은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 방안을 내년 2월 초 표결을 목표로 하원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캐머런 총리에 반기를 들고 EU 탈퇴 국민투표안을 하원 표결에 올린 바 있다.
당시 국민투표안을 통과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상당한 표를 모아 기세를 올렸던 이들이 재차 캐머런 총리 흔들기에 나선 것이다.
바로 캐머런 총리가 지난 주 EU의 새 재정협약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이들이 다시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
이런 캐머런 총리의 행보가 EU와 근본적인 관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이들은 밝히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이러한 시도를 `아랍의 봄`에 빗대어 `영국의 봄`이라고 부르며 올해 아랍권을 휩쓴 혁명 바람과 같은 반란을 꿈꾸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반 EU파인 프리티 퍼텔 의원은 EU에 양보한 권리를 되찾아오는 것이 `전략적 목표`라고 밝혔다.
다른 보수당 의원도 "기차가 역을 떠났다"며 향후 영국과 EU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보수당 일각의 움직임은 EU의 신 재정협약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리는 캐머런 총리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캐머런 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자 친(親) EU 성향인 연립정부 파트너 자유민주당은 "유럽에서 영국의 고립을 자초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EU와 관계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내각이 합의함에 따라 캐머런 총리는 이주 들어 EU 정상들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며 관계 만회에 힘쓰고 있으나 소속당 내 의원들의 움직임은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캐머런 총리 측은 일단 `골수` 반 EU파 의원 40명가량만이 동참하는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표결에서도 보수당 의원 80명 이상이 EU 탈퇴 국민투표안에 결집한 바 있어 캐머런 총리의 어려움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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