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파에 온정의 손길도 얼어붙었다.
설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더불어 시국 혼란,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복지시설에 대한 후원이 줄고 방문자들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24일 오전. 명절이 코앞이지만 아동복지시설 선린애육원엔 찬 바람만 불고 있었다.
몇 년 째 이어진 경제난에 후원금, 후원물품 등이 줄어들었다 보니 설을 앞두고 있다 해도 특별히 사정이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선린애육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기업과 개인의 후원이 예년에 비하면 많이 감소한 편”이라며 “최근 명절을 앞두고 받은 후원물품은 지금까지 사과 한 박스가 전부”라고 말했다.이곳엔 총 85명의 아이들이 지내고 있다. 줄어든 후원물품은 아이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기엔 턱없이 모자란 양이다.하지만 이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정기 후원자의 수도 줄었다는 것이다.현재 선린애육원의 정기 후원자는 한 달에 100명도 채 안 된다. 그마저도 1/3은 애육원 직원들이다.애육원 관계자는 “이곳의 아이들 대부분이 마음의 상처를 품고 있어 마음을 쉽게 열진 않지만,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감사한다”며 “명절이 아니더라도 평소 아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고 말했다.지역 내 다른 복지시설의 사정도 비슷하다.아동,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후원과 방문자의 감소는 그 만큼 이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소외되는 것을 의미해 복지시설 직원들은 안타까운 마음이 큰 상황이다.A 복지시설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한창 후원을 많이 받았던 때에 비하면 후원금이 30%정도 줄었다”며 “후원은 자발적인 것이므로 관심 갖고 해주시면 감사하지만, 지금 같이 감소한 상황에선 시설 이용자 분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B 복지시설의 경우, 이곳을 찾는 자원봉사자의 수엔 큰 변화가 없지만 후원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간간히 음식, 생필품 등 후원 물품이 들어왔지만 예전처럼 훈훈한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엔 부족한 편이다.B 복지시설 관계자는 “우리 시설뿐만 아니라 다른 시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명절 때라도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후원해주시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후원 등에 대한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 오래 지속돼 온정의 손길도 뜸한 것으로 보인다”며 “복지시설에 대한 온정도 지속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원 방식을 발굴하고 홍보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경상매일신문=김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