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신조 일본총리는 NHK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은 한국의 위안부 문제로 10억 엔을 지불했으니 한국정부는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근혜 대통령 정권 아래서 실행해야 한다며 국가 신용문제를 언급했다. 달리 말하면 충분한 보상을 했으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요구를 이행하라는 뜻이다.일본이 이렇게 위안부협정을 돈 문제로 결부시키는 데에는 우리정부의 잘못도 있다. 10억 엔 출연요구를 우리정부가 먼저 했기 때문이다.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이런 사실을 밝혔다. 그는 협상과정에서 출연금이 당연히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었다. 돈이 나와야만 일본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 된다고 해명했다.우리 돈 103억 원을 받고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나라의 자존심을 바꾼 것은 우리 외교역사에 남을만한 오욕이다. 이런 관계로 위안부협정 이면에는 소녀상 철거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느냐는 오해도 불러오고 있다. 10억 엔이 소녀상 철거의 조건도 포함되었다면 돌려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전국 곳곳에 민간차원의 모금과 각계 시민단체 등의 참여로 이루어진 소녀상 설치를 놓고 일본이 한국을 궁지로 몰고 있는 것은 우방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국가 간 맺은 협정을 손바닥 뒤집듯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무효화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지만 소녀상 철거가 10억 엔 출연과 관계가 있는 협정이라면 10억 엔을 돌려주는 것이 명예회복의 길이다.독도를 비롯한 일본의 망언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이 한국과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한다면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이 순리다.현재와 같이 한국국민의 감정을 격양시키는 망언은 결코 양국의 화해와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중 양국은 아주 가까운 이웃입니다. 백금으로 집을 사고 천금으로 이웃을 사며 좋은 이웃은 돈으로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강연을 했으며 국회를 찾아서도 이를 강조한 바 있다.“서울 방문은 친척집에 오는 느낌입니다. 한, 중은 좋은 이웃인 만큼 한국에 오면 많은 친근감을 느낍니다”라고 이웃을 강조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좌담회에서도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났다. 가족이 잘되길 바라는 것처럼 이웃도 잘되길 바란다”며 “먼 길을 갈 때는 좋은 친구가 있어야 하고 사는 곳에는 좋은 이웃이 있어야 한다”는 등 중국 속담을 거침없이 구사하며 이웃사랑을 강조했다.그러던 시진핑이 요즘 행태를 보면 대단히 유감스러운 처신을 하고 있다. 사드배치를 발표한 보복으로 연예인 출연과 여행제한, 전세기 노선규제, 화장품 수입불허 등의 조치도 모자라 핵무장 폭격기로 겁박하는 등 무차별 보복 중이다.겉은 군자인척 하면서 속내는 소인배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꼴이다. 외교부의 대응도 문제다. 일본정부의 뻔뻔하고 강압적인 조치와 중국정부의 이중적인 속보이는 태도에 모기소리만 내고 있다.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논평만 내놓고 있다.우리의 국익을 훼손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잇단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서는 너무 안이한 저 자세이다.일본의 아베와 중국의 시진평에게 고한다. 대한민국을 진정한 우방이요 이웃으로 생각한다면 소인배 격에서 벗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