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최양식)은 17일부터 오는 2월 26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대전시실 4층에서 `재난에 대처하는 법, 준비족 연대기`를 연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우수전시 순회전으로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 DDP에서 전국적인 이슈를 모은 가운데 지방에서는 경주가 처음으로 선보인다. 준비족(prepper)은 각종 재난이 닥칠 것을 우려해 일상생활 중에도 생존을 위한 대비를 하는 사람들을 총칭하며 연대기(chronicle)는 준비족이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를 말한다. 이에 전시는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족의 생존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물이 부족할 경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나 설비로 정수해 식수를 확보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또한 물을 최소한으로 사용해 고품질의 올리브 오일을 생산하는 해외사례를 알린다. 그리고 워터마켓에서는 초코렛 하나를 만들기 위해 2천 리터에 가까운 물이 사용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기도 한다.전시는 환경문제로 외연을 확장한다. 전시장의 대형 영상은 중국 내몽고의 쿠부치 사막에 천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한국의 한 NGO 단체를 조명한다. 이 단체는 중국의 사막화를 막아 한반도 황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다. 윤수연 작가는 농부 조동영, 농생물학자 정규화, 환경운동가 장지은의 인터뷰 영상을 제작하는 등 약 일 년이란 시간을 이번 전시에 헌신했다. 전시를 기획한 이혜원 대진대 현대조형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세계 129위)에 불과한 물 부족국가"라며 "경각심을 갖고 물 부족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가 당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완준 경주예술의전당 관장은 "이번 전시는 벽에 걸린 그림을 우아하게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다"며 "불의의 재난은 온 인류를 향해 있으므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을 넘어서 공동체적인 대응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시 관계자는 "단순히 재난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는 흥미위주의 전시가 아니다"며 "가족끼리 친구끼리 관람하면서 우리의 환경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과 설 연휴는 휴관이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