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영주 이산면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6.9도를 기록하는 등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전국을 꽁꽁 얼렸다.
한파로 인해 울릉도가 폭설에 묻히고 뱃길이 끊기는 등 불편이 잇달았으며, 관광지마다 나들이객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모처럼만의 강추위로 눈썰매장이나 얼음썰매장 등 겨울 놀이시설에는 추위도 잊은채 썰매를 즐기는 아이들로 북적였다.15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하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강추위가 시작됐다.이날 대구ㆍ경북의 아침 최저기온은 의성 -16.4도, 청송 -13.7도, 안동 -12.8도, 상주 -9.4도, 포항 -7.8도, 대구 -8.2도 등 평년보다 5~7도 낮게 분포됐다.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으로는 영주 이산면의 아침 최저기온이 -16.9도로 집계되면서 경북도 내에서 가장 낮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또 15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영양, 청송, 의성, 영주, 안동, 예천 군위 등 경북 북동산지엔 한파주의보가, 울진, 경주, 포항 영덕, 영천 등 경북 동부지역엔 건조 주의보가 발효됐다.
울릉도엔 눈이 내리고, 강풍주의보까지 더해져 정기여객선이 일주일 째 발이 묶여 있는 실정이다.15일 오후 1시 기준으로 현재 울릉도엔 15cm의 눈이 쌓여 있으며,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인 성인봉(984m) 일대엔 38cm의 폭설이 내렸다.14일 발령됐던 대설경보는 해제됐으나 16일까지 5~20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또 동해 해상의 거친 풍랑주의보로 인해 지난 9일부터 입출항이 통제되고 있는 정기여객선 썬라이즈호는 15일 현재 포항에서 입출항이 통제된 채로 날씨가 풀리기만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이 항로에는 수일 전부터 5~6m의 높은 파고와 강풍이 계속 몰아치고 있어 모든 선박들이 항해를 아예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정기여객선 관계자는 “여객선의 정상적인 입출항은 오는 17~19일 사이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해 포항에선 중명생태공원의 폭포가 얼었으며, 바닷가 방파제에 설치된 테트라포트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한파를 실감케 했다.
또 체감 온도까지 뚝 떨어지자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거나 카페, 멀티플렉스와 같은 실내로 향하면서 유원지, 공원 등은 대체로 한산했다.
경주 보문단지를 비롯 유적지와 관광지에는 평소 주말과 달리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말마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던 포항 죽도시장 역시 평소보다 발걸음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반면, 경주지역 눈썰매장과 포항 죽장의 얼음썰매장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썰매를 즐기려는 아이들로 북적였다.
한편 이번 추위가 1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밤 사이 수도관 동파, 차량 배터리 방전과 건조함으로 인한 겨울철 화재 등이 우려되고 있다.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건강관리와 농작물 관리, 수도관 동파 등 시설물 관리에 각별이 유의해야 한다”며 "17일부턴 평년 기온을 회복해 추위가 한풀 꺾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경상매일신문=조영삼ㆍ김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