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스포츠산업은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전국 대부분 기초자치단체들은 제조업 쇠퇴와 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체육시설 확충과 시설개선(리모델링)을 통해 관광산업과 레저산업을 연계한 전국 단위 대회 개최와 전지 훈련팀 유치에 앞 다투어 뛰어 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천시의 놀라운 성과에 주목할 만하다.<편집자 주> ◇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도시로 새롭게 도약 김천시는 전통과 역사성을 지닌 조선시대 전국 5대 시장 중 하나로 명성을 떨치며 사회·문화·산업·행정·교통·관광의 중심지로서 한때 번영을 누렸으나 현대화 및 산업화 물결에 편승하지 못해 정체기를 맞았다. 그러나 2006년 전국체전 개최를 계기로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도시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조용하던 도시는 대회가 있을 때마다 숙소를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외지인들이 오가며, 도시 전체가 크게 들썩인다. 국제 대회가 열릴 때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 1천500여억 원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 김천시는 2008년 스포츠산업과를 신설하면서 본격적인 스포츠마케팅을 시작, 현재까지 335개의 국제 및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연인원 200만여 명의 선수와 관계자들이 다녀갔다.이는 관광, 숙박, 지역특산물 판매 및 홍보를 통해 1천500여억 원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타 지자체에선 생각지도 못했던 스포츠(sports)와 경제(economics)를 결합한 이른바 ‘스포노믹스’를 일찍이 인식하고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추진 해 온 결과다. 이처럼 스포츠산업은 도시이미지 제고는 물론 관광산업, 숙박업, 음식업, 농업, 교통산업 등 지역 경제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 블루오션(Blue Ocean)산업임이 틀림없다. ◇ 최다인원 참가, 최다 신기록 갱신, 최다 관중 동원을 기록 김천시가 본격적인 대회 유치를 위해 첫 걸음발을 뗀 2008년에는 19개 대회에 불과하던 대회 숫자가 9년이 지난 2016년에는 59개 대회로 늘었다. 12만 명이었던 연인원은 무려 24만여 명으로 늘어났으며, 84억 원이었던 경제파급효과가 244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런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최다인원 참가, 최다 신기록 갱신, 최다 관중 동원을 기록하며 놀라운 질적 성장을 이룬 한해였다. 2016년 대한수영연맹이 개최한 첫 대회인 제6회 김천전국수영대회는 선수와 임원 등 1천500여 명이 참가했다. 2011년 이 대회가 시작된 이래로 최다 참가인원을 기록함과 동시에 자유형 800m 한국 신기록(8분41초09)을 시작으로 무려 171개의 대회 신기록들을 쏟아내는 등 각종 풍성한 기록들로 한국 수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또한, 5월에 열린 한국 수영 꿈나무들의 화합의 대축제인 ‘제45회 전국소년체전 수영경기’에서도 800m 대회 신기록(8분16초88)을 시작으로 24개 대회 신기록들을 쏟아내면서 두 자릿수 한국 신기록을 세웠던 지난 제96회 전국체전에 이어 김천실내수영장은 다시 한 번 한국 수영의 메카로서 명성을 입증했다. 이는 47억여 원을 투입해 수심조정공사와 전광판교체를 하는 등 지속적인 시설개선을 통해 선수 친화적인 국내 최고의 수영장으로 거듭나려는 김천시의 부단한 노력으로 가능했다. ◇ 세계 10여국 300여 명의 선수와 관계자들 참가 지난해 7월의 김천종합스포츠타운은 한여름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스포츠 열기를 뿜어냈다. ITF 김천국제남녀테니스대회(6.25~7.16)를 시작으로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7.1~7.5), 한중일친선육상경기대회(7.3), MBC배 전국수영대회(7.14~7.18), ATP 김천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대회(7.16~7.24), 대통령배전국남녀펜싱선수권대회(7.17~7.21), 전국대학테니스동아리대회(7.21~7.24),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시도대항 롤러경기대회(7.23~7.26), 교보생명컵 전국초등학교테니스대회(7.27~8.1) 등 9개 대회가 연이어 개최됐다. 뜨거운 7월의 스포츠 열기의 신호탄 이었던 ITF 김천국제남녀테니스대회는 단일대회인 남자 퓨처스 3개 대회와 여자 서키트 3개 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세계 10여 개국 300여 명의 선수와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22일간 테니스 코트를 달궜다. 이어서 열린 2016 한중일 친선육상경기대회는 각국을 대표하는 한국, 중국, 일본의 선수와 임원 등 100여 명이 참가해 우정과 화합의 대축제를 펼쳤다. 이처럼 연이어 굵직굵직한 대회들이 동시에 열려도 김천시에는 지방 중소도시에서 보기 드물게 경기장 인근 반경 2km이내에 4천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행정지원으로 대회를 원활하게 치를 수 있다. ◇ 대회 규모에 다시 한 번 놀라 2016년 한 해 동안 열린 대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회 규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초등부, 중고등부, 대학부, 실업부 등 4개의 단위대회가 13일간에 걸쳐 열렸던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에는 선수와 임원만 2천500여 명이 참가했다. KBS배 전국육상대회에는 1천600여 명이 참가했으며 1천여 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참가하는 수영, 축구, 육상, 배드민턴, 핸드볼, 펜싱, 농구, 롤러 등 다양한 종목의 10여개 대회가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2016~2017 V리그 여자프로배구 경북김천하이패스와 IBK 기업은행의 개막전이 열린 김천실내체육관에는 4천836명(대한배구협회 공식 집계)의 관중이 찾아 5천명 수용 인원의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박보생 시장은 “대규모 대회 개최와 전지훈련 유치로 공공 스포츠시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면서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계해 도시 이미지 개선과 부가가치 창출 등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확충을 통해 더 많은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이어 “단순히 많은 숫자의 대회만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예술, 관광을 연계해 한층 더 고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의 대회 개최를 통한 보다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스포츠마케팅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경상매일신문=김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