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포항시 동해면 조항산 바위에서 암각화가 발견됐다.칠포리 암각화가 1989년에 발견됐으니 30여만 만에 또 다시 역사적 발견이 이뤄진 것이다.암각화를 발견한 것은 항상 그렇듯이 정말 우연이었다. 주민이 등산을 하다 바위에 그림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지역역사에게 알렸고 포항시의 학예사와 확인결과 암각화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이 암각화가 발견되면서 벌써부터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이번에 발견된 암각화는 포항시 동해면 약전리 산 7번지에 위치한 바위 3개에서 발견된 것으로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249호로 지정된 칠포리 암각화의 검파형 모양과 거의 유사하다. 크기는 칠포암각화에 비해 훨씬 작은 편이지만 암각화가 10개 이상으로 훨씬 많고 검파형과 석검모양의 그림들이 함께 그려져 있어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검파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일부 암각화는 마모가 심해 실측을 거쳐 정확한 모양을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칠포리 암각화와 거의 유사한 모양의 암각화는 칠포리 인근 해안과 농발재 아래 등 대부분 인근지역에서 발견됐지만 이번처럼 수십 km떨어진 곳에서 발견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고령이나 경주, 영천에서 발견되는 암각화의 경우 검파형 모양에 세세하게 실선이 그어져 벌레형태를 하고 있지만 포항지역에서 발견되는 암각화는 공통적으로 실선이 없는 단순화된 모양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전 세계 유일한 포항지역만의 독특한 모양의 암각화인 것이다.이에 따라 칠포리와 동해면 약전리가 동일한 문화권이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두 곳은 주위에 청동기 유적인 고인돌과 선돌 등이 많이 분포하고 바다가 가까이 접해있어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이었으며 포항지역이 선사시대부터 상당한 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라는 것을 짐작 알 수 있다.지역 역사학자 황인 씨는 “동해면 암각화는 육안으로 봐도 칠포리 암각화와 아주 유사하다.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암각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포항시청 학예사인 김진규 주무관은 “여러 개의 바위에서 검파형 모양의 암각화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선명한 검파모양도 있지만 희미한 부분이 많아 문화재청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제 문화재청의 조사가 시작되면 동해면 암각화와 칠포리 암각화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밝혀질 것이다. 또한, 포항만의 독특한 암각화가 무슨 뜻을 지니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수십 년 만에 발견된 우리의 중요문화유산인 암각화, 수천 년 전 우리지역의 찬란한 역사문화를 밝혀줄 열쇠가 될지 지켜보는 일.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아니한가...[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