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브이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40, 50대가 됐어. 어린시절이 아득하다더군. 정작 나는 태권브이를 만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래서 태권브이를 더 멀리 보내버리기로 했지. 조선시대로.”로보트 태권브이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태권브이의 아버지 김청기 감독의 특별한 산수화 42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지난 8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롯데갤러리 대구점에서 진행된다.김청기 감독은 지난 1976년 대한민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애니메이션인 로보트 태권브이를 제작한 이후 우뢰매 등 어린이용 특촬물을 시리즈로 제작하며 어린이들의 동심과 상상력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08년부터 틈날 때마다 산수화를 그렸다. 작품 속 태권브이는 TV화면이나 만화가 아닌 화선지 위에서 등장한다. 조선시대로 들어가 한국의 산세를 감상하며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조선의 보부상을 만나기도 하며, 농민들과 아이들의 친구로 등장하는 등 재미있고 친근한 이미지다. `아이들의 호기심`에서 태권브이를 신기해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거대한 로봇이지만 태권브이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친근하게 아이들과 어우러진 모습으로 표현됐다. 태권브이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어린이들에게 태권브이는 만화 속 영웅이기도 했지만 영원한 우리들의 친구 태권브이였다.`쉬어가는 곳`에서 태권브이는 길을 걸어가던 나그네들과 반갑게 마주한다. 산 속 거대한 물체가 나타나게 되면 도망을 가게 마련이지만 나그네들은 오히려 반가워한다. 태권브이가 힘든 여정을 가고 있는 또는힘든 삶을 살고 있는 서민들에게 격려를 해주고 있는 듯 하다.옛 것을 새롭게 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들은 40년 태권브이의 역사처럼 생명력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성을 전달한다.김 감독은 "관람객들이 유년기에 로봇 태권브이를 봤을 때의 신선함, 이로 인해 펼쳤던 상상의 나래 등 추억을 돌이켜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전시 관계자는 "로봇, 만화, 산수화라는 어울리지 않는 다소 엉뚱한 만남을 통해 미래적인 조선시대 풍속화는 작가의 정교한 붓끝에서 가장 화려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산수화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밝혔다.[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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