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포항 YMCA이사장을 맡았냐고요?”“좀 떠밀린 감은 있지만 원래부터 지역청소년 문화사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사로 몇 년 있다 이사장을 맡게 됐죠. 지금도 참 잘 한 선택이고 생각해요.”“포항 YMCA의 활동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고요?”“잠시 침체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이사진과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 중입니다.”“요양병원요?”“지인의 권유로 반신반의로 시작했는데 한의원 할 때보다 직원, 어르신들과의 교감을 통해 얻는 것이 너무 많아요.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입니다.”포항에선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요양병원사업에 뛰어들어 지금은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경희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이순자’ 병원장의 소회다.이 원장은 34년 전인 1982년 포항 최초의 여성 한의사병원인 경희한의원을 개업한다. 당시 남편인 안우섭(71)이사장이 일본으로 유학을 가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이 원장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단골도 늘어나면서 병원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다.이렇게 한의원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을 즈음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요양병원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지만 한의원 경영이 궤도에 올라있어 별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하지만, 천일가스를 운영해 성공을 거둔 친정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탓일까? 자신도 모르게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게 됐고 가능성을 확인한 후 요양병원사업을 시작하기로 맘먹는다. 그리고 전국에 마땅한 장소를 수소문해 봤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의 인도였을까? 포항 송도에 요양병원을 할 만한 호텔건물이 경매에 나왔다는 얘기는 듣고는 바로 낙찰 받았고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인 요양병원사업에 뛰어들게 된다.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잘 모르는 분야라 서투른데다 어른들을 모시는데도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고 했던가... 당시 경주 동국대 의대 교수였던 남편이 적극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줬고 직원들은 어르신들을 모시는 즐거움을 알아갔으며 병원에 입원한 어르신들이 고맙다는 얘기를 하는 등 점점 요양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갔다.“그때 생각하면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송도와 흥해 두 곳 요양병원에 37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모두가 이일을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정말 이일을 잘 시작했다 싶어요. 돈도 좀 벌었죠.”그녀는 사업적 성공을 거둔 후 2015년 정체기였던 포항YMCA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지역을 선도하는 시민단체로서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한다. “당시 포항YMCA의 시민단체로서의 위상은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하지만 새로운 총장이 오시고 이사진, 직원들과 함께 해보자는 마음으로 청소년사업과 시민운동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선행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이에 발맞춰 포항YMCA는 내년에 각종 신규사업 발굴 등 새로운 청소년 선도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그녀는 말한다.먼저 “제가 운영 중인 요양병원이 직원·어르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일하고 싶고 가고 싶은 병원을 만들 거예요.” “사업적으로는 조금 성공을 거뒀으니 이제는 사회에 환원하고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 먼저 포항YMCA에 청소년쉼터를 만들어 갈 곳 없는 그들이 맘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겁니다.”“내년 2월이면 임기가 끝나지만 이후에도 계속 포항 YMCA에 남아 청소년사업을 도우면서 지역의 원로로 사회봉사에 적극 참여할 겁니다. 그것이 고향인 포항에 대한 제 사명이라고 생각해요.”이런 열정과 봉사정신이 그녀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원동력은 아닐까...그녀의 말처럼 지역의 원로로서 이순자 원장의 또 다른 역할을 기대해보자..[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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