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마다 수입을 올린다는 이유로 지역마다 골프장을 일정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거의 마구잡이식으로 허가를 내주고 있다. 이런 형편이니, 우리나라 각 지역마다 골프장이 없는 곳이 없다고 할 만큼 골프장 천국이 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문제는 골프장이 많다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지자체가 골프장을 허가를 하고 난 다음부터가 더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일단 골프장이 들어섰다고만 하면, 잔디를 가꾸어야 한다. 이 잔디를 잘 가꾸기 위해 온갖 유독성 농약을 뿌리면서도, 농약이 아닌 잔디 영양제라는 명분으로 살포해도 지자체가 아무런 단속을 하지 않고 있어 인근 주민들을 화를 북돋우고 있다. 골프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정한 규정을 지켜 골프장에서 나오는 각종 유독성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위와 같이 일부 골프장이 불법을 보란 듯 자행해도 단속의 손길을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이러니, 일부에서는 지자체가 단속 자체를 외면으로 일관한다는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포항시 북구 송라제니스 골프장이 위와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었다. 당국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6일 골프장이 농약을 한창 뿌려대고 있었다. 이렇게 뿌려진 농약이 바람을 타고 인근 주택가와 논밭으로 날아다니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인근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골프장은 이게 농약이 아니고, 영양제라는 통에 농민들을 더욱 화를 내게 했다. 이게 영양제가 아니고 농약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골프장 창고에는 유독성 농약병으로 가득했다. 골프장의 불법 행위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창고 내부에는 집진기도 없으면서도 화로를 설치하고 수시로 연기를 불법으로 내뽑고 있었다. 골프장의 불법은 이것뿐이 아니다. 더욱 위험한 것은 주유저장고 인근에 소화기조차 없었다. 설혹 소화기가 있다고 해도 주유저장고에 만약에 화재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대형사고까지 부를 수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 전용주차 구역에 골프장 차량들이 주차하고도 있었다. 또 버스 전용주차장에는 고객들의 차량이 무분별하게 주차하고 있었다. 안내 요원도 없었다. 위와 같은 불법은 지자체가 나서 단속의 칼을 들이대, 본때를 보여 혼쭐을 내면 된다고 치자. 그러나 이 인근에 제니스 골프장을 비롯하여 오션 골프장 등이 들어서면서 생태계의 지표가 되는 반딧불과 벌떼가 흔적을 감추었다. 유독성 농약에 불법 골프장이 혼쭐이 나지 않고, 되레 반딧불과 벌떼가 혼쭐이 난 셈이다. 이미 죽었거나 삶터를 다른 지역으로 가버린 이들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아무리 단속을 해도 다시는 이들의 생태계 지표가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골프장이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당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바른 말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줄이면, 왜 당국이 단속을 하지 않는가를 물었다. 우리의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이것도 하나의 정당한 민원이다. 민원이기도 하지만 당국의 책임이다. 당국의 책임은 여기에서 그치지도 않는다. 단속을 하지 않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별다른 혐의점이 없다고만 한다. 여기에서 주민들조차 알고 있는 불법을 포항시 당국만 모르고 있다는 점이 수상쩍다. 그래서 포항시가 업체와 유착되었다는 의혹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왜 포항시가 주민들로부터 유착 의혹을 받으면서도 혐의가 없다고만 일관하는가. 유착 의혹까지 받으면서도 단속하지 않는 이유가 해당 공무원의 게으름인가. 아니면 유착 의혹이 사실인가. 지금 시대는 골프장 전성시대가 아니다. 생태계 보존시대이다. 골프장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게으름이나 유착 의혹이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것은 단체장이 다그치면, 해결이 된다고 치자. 그러나, 한번 떠나버린 생태계 지표인 반딧불과 벌떼들이다. 이제 골프장 단속보다 반딧불과 벌떼와 사람이 함께 살 지역으로 포항시가 나가야 한다. 반딧불과 벌떼가 간 뒤에는 사람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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