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가 활발히 조성이 된다는 것은, 그 도시가 미래에도 경기나 경제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의미와는 달리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의 안전이다. 또한 인근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그 어떤 불편도 주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런 것들은 우선적으로 해결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된다면, 행정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공사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불편을 살펴야한다. 그럼에도 행정당국이 변명이나 해명만을 시민들 앞에 내놓는다면, 행정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평가해야 한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신흥일반산업단지 내 공장부지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이 공사를 H기업이 맡고 있다. 봄철 바람을 타고 비산먼지가 온 동네를 거의 뒤덮다시피 하고 있다. 이는 비산먼지를 차단해야 할 세륜기 등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안전펜스마저 없는 형편이다. 이런 것들은 공사를 하려면 초보적이고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더군다나 현장은 포항~영덕을 잇는 7번국도 대로변에 있는 탓에 인근 휴게소와 수많은 민가가 있다. 위치로 볼 때 그 어떤 현장보다 안전펜스나 비산먼지 방지책이 절실하다고 해야겠다. 이뿐만이 아니다. 업체 측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목재와 폐자재 등을 함부로 방치하고 있다. 도시 미관은 말할 것도 없고, 비산먼지와 함께 바람에 날려 환경오염을 부르고 있다.
이것도 일단 좋다고 넘어가자. 더 심각한 문제 앞에 위 같은 것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고 치자. 원청사인 H 기업이 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토목공사를 위탁하면서 무면허 업자에게 맡기고 말았다. 포항시의 자랑거리가 될 신흥 일반산업단지가 무면허나 시민불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여기에서 무면허가 사고를 유발한다고 하면, 그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는가. 단속을 방치한 행정 당국에 있는가. 도대체 이런 방대한 공사 현장에 무면허까지 설쳐댄다는 것은 포항시의 행정이 뒷짐을 지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고 봐야겠다.
이를 두고 한 시민이 한말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행정당국이 앞서 염려해야 할 말을 다하고 있다. 포항시가 기업을 유치하여 공장 부지를 조성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허가를 내준 포항시가 수시로 현장을 찾아 주민 불편이 없는가를 살펴야 한다. 또 불ㆍ탈법 행위로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발생 요인이 없는지에 대한 철저한 지도단속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무원은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소연을 했다.
위 같은 말은 시민 불평이라기보다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시민들조차 다 아는 것을 모르는 곳은 단 한곳 포항시의 행정이다. 포항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워낙 대규모 산업단지이기 때문에 일일이 현장을 찾아다니기에는 일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말을 자세히 살피면, 위에서 말한 것들에 대한 모든 것에 손을 놓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생각하건데 현장이 클수록 현장을 자주 찾아야 한다. 찾아, 무면허 업자를 가려내야 한다. 비산 먼지나 폐자재 등을 단속해야 한다.
이제 포항시가 나서라. 우선 무면허를 현장에서 쫓아내야 한다. 무면허에게 공사를 맡기까지의 과정에 또 다른 불법이 없었는가도 살펴야 한다. 무면허이기에 지금까지의 공사에 하자가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당초의 H기업도 왜 무면허에게 공사를 맡기게 된 과정도 들여다봐야 한다. H기업은 무면허라는 것도 모르고 일감을 주었는가. 이도 우리가 생각하건데 알았다고 본다. H기업이 몰랐다는 것은 일반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사항은 이런 못된 업자들에게 포항시의 행정이 살아 있다는 본때를 보여 혼쭐을 내줘야 한다. 일은 벌어졌으니, 이것만이 최선이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을 다시 합법적으로 되돌려야 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