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베트남에서 ‘건설 한류’를 주도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지난 1992년 12월 22일 한‧베 수교 직후 베트남 건설시장에 뛰어든 포스코건설(POSCO E&C)은 베트남 최초의 백화점인 호치민시에 ‘다이아몬드플라자’ 건설을 시작으로 본격 건설시장에 뛰어들었다.수교 초기엔 베트남에선 ‘대우’ 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베트남 최대규모의 가전제품 생산공장 건설을 비롯한 랜드마크 호텔, 아파트 등 베트남 개혁개방과 건설에 엄청난 투자를 해서 ‘DAEWOO’란 이름이 ‘KOREA’보다 더 유명했었다.대우가 부침하면서 베트남 건설시장에 관심을 보인 포스코건설은 국내 신도시건설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006년부터 베트남 최대 국영건설사인 비나코넥스와 손잡고 하노이 서부지역 신흥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는 북안카인에서 신도시 `스플렌도라` 건설을 시작했다. 이 신도시의 규모는 서울 여의도만하다.용지 면적 264만㎡(약80만평)에 주거·상업·기타 등 세 지구로 나눠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규모는 여의도 만하다. 총사업비는 착공 당시 23억달러 였으나 32억4천만달러로 증액됐다. 이 같은 자립형 신도시는 베트남 최대 규모이면서 처음 시도되는 프로젝트다.당초 `북안카인 신도시`로 불렸지만 2009년 9월 현재 이름으로 변경됐다. 광채를 의미하는 영어 `스플렌도(Splendor)`와 금을 뜻하는 `오흐(Or)`의 합성어로 `부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9년까지 총 5단계에 걸쳐 개발된다.주거지구만 총 6,130가구인데 일반 아파트 3,535가구와 주상복합 1,066가구, 빌라 830가구, 테라스하우스 699가구로 구성된다. 총 36만4,000㎡ 크기의 상업지구에는 호텔과 업무시설이 들어서고, 75층 높이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건설될 예정이다. 기타 지구에는 국제학교, 종합병원, 대형공원 등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볼 수 없었던 첨단 서비스 시설로 채워진다.지난 2013년 9월 1단계 공사가 완료됐고 현재 2단계 사업을 하고 있다.첫 단추 격인 1단계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아파트 496가구와 빌라, 베트남식 연립주택 테라스하우스 553가구 등 총 1,049가구를 2009년 선보인 결과, 현재 80% 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빌라와 테라스하우스는 1㎡당 2,000달러로 3.3㎡당 700만원 후반대의 비교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없어 현재 분양가 대비 2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5~6년전 만해도 포스코건설이 짖는 아파트는 모델하우스 문 열기가 바쁘게 분양이 완료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요즘은 불경기로 전만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신도시 개발사업을 수행하며 현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2008년 9월 640만달러에 수주한 `하노이시 광역도시계획 수립`도 지난해 7월 마쳤다. 국내 건설사가 베트남의 수도 개발 밑그림을 그려준 셈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어 포스코건설이 수립한 하노이시 마스터플랜을 최종 승인하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들어갔다.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하노이시는 2050년까지 포스코건설의 광역도시계획에 따라 빠른 성장과 매력적인 투자환경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 사업은 921㎢인 하노이시의 면적을 3,344.6㎢로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으로 베트남 정부가 2010년 하노이 천도 1,000주년을 맞아 수도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베트남 토목엔지니어들은 “POSCO E&C는 집만 잘 짖는 게 아니라 도로건설 실력도 매우 우수하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포스코건설은 지난 2009년 베트남의 경부고속도로라 불리는 `노이바이~라오까이 하이웨이 (Noi Bai~Lao Cai Highway)의 총 8개 구간 중 3개 구간 81km의 공사를 수주해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3개월 단축 개통시켰다.포스코건설은 이 외에도 호치민-저우자이 고속도로, 메링 도로 등을 포함해 베트남에서 활동 중인 외국 기업 중 가장 많은 도로를 공사 중이며 우수한 품질과 윤리경영에 입각한 투명한 현장 운영으로 베트남 정부와 발주처, 현지 파트너들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또한 이 사업은 신도시 건설뿐 아니라 도시를 구성하는 도로, 상하수도, 전력, 하천정비, 철도, 정보통신 등 모든 인프라스트럭처를 포함하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대형 수도 기본계획이다.특히 지난 2013년 수주한 하노이 경전철건설공사는 지하철공사를 비롯, 도로건설 등 베트남 각지의 교통 분야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선도하고 있다.포스코건설이 따낸 하노이 경전철사업은 연장 8.5km에 약 800억원(미화 7296만달러)이 드는 베트남 최초의 경전철프로젝트다. 현재 약 7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포스코건설은 자연환경보전계획과 도시의 난개발 방지를 위한 녹지회랑(Green Corridor) 설정, 친환경 생태도시 계획 등 미래지향적이고 지속발전 가능한 녹색도시 건설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했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시 마스터플랜 건설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도시계획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도 알릴 계획이다.이 밖에 베트남 최대 규모의 투자사업인 포모사 하띤 복합철강 단지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주도하는 등 굵직한 사업들을 맡아 하고 있다. 최근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베트남은 앞으로 인프라 시설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국내 건설업계에는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작년 7월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신규 인프라 투자 소요 예산은 500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포스코건설은 대우의 해외통으로 이름을 날린 한찬건 사장이 부임하면서 베트남뿐만 아니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건설 한류` 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나 대우 출신이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베트남 건설시장에서의 기대는 더욱 크다. 대우인터네셔날 총괄전무에서 자리를 옮긴 한찬건 사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 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Global EPC Value Innovator가 되고자 하는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포스코건설에서 공유하고 펼쳐보이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지금도 베트남 호치민 인근 도시 가전제품 판매점에 가면 대우전자 냉장고나 TV가 가장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을 정도로 ‘DAEWOO’의 명성이 높다. 그 명성을 ‘POSCO’가 계속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 /강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