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은규기자] 도시에서 못다 핀 재능 발휘, 귀농귀촌을 위해 농촌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크게 늘고 있으나 준비 부족 등으로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생활기반이 잘 갖춰진 도시 생활을 떠나 농촌으로 이주하는 순간부터 마당 청소부터 시자, 집 보수, 농기구 관리 등을 직접 해야 하며 소득면에서도 일정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도시의 개인주의 문화에서 문만 열면 같이 생활하다시피하는 공동체 생활 적응도 쉽지 않다.도시는 서양화를, 농촌은 동양화를 닮았다면, 가장 큰 차이는 여백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동양화는 여백에 색을 칠하지 않는다. 반면 서양화는 캔버스 모든 공간에 색을 입힌다. 도시의 삶은 결코 빈 곳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최근 여백의 미가 있는 농촌으로 이동하는 귀농·귀촌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고령군의 경우 지난 2000년~2015년까지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 지난해까지 인구 547명 귀농 257호, 귀촌 847호 1천843명, 성주군의 경우 690호 1천700호가 유입 효과를 보고 있다.하지만 장밋빛 꿈을 안고 농촌에 왔다가 되돌아가는 인구도 늘어 안타까움을 준다. 되돌아가는 이유로 영농 기술 부족이 꼽히기도 하지만 원주민과 마찰 등으로 도시로 되돌아가는 이가 부지기수다. 농법은 시간이 지나면 익힐 수 있지만 마을을 이해하고 어울려 살기란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이런 갈등은 지자체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지자체가 중재에 나서기도 하지만 인위적인 노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마을 이장을 비롯한 부녀회장, 노인회장, 지도자 등 마을 실무자들이 중심이 돼 귀농·귀촌인들이 마음을 드러내도록 장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귀농·귀촌인들도 지역이 자신에게 어떤 역할을 요구하는지 살펴보고 준비해야 한다. 최근엔 귀농·귀촌인들이 마을 활성화 사업에 마을 사무장이나 생태체험 해설사, 문화유산 해설사 등으로 참여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곳도 많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사람 사는 곳에 갈등은 불가피하다. 분명한 것은 귀농·귀촌인들이 고령화하는 농촌사회 일꾼이자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갈등을 뛰어넘고자 서로 노력한다면 귀농인과 원주민이 만들어내는 한 폭의 멋진 동양화가 탄생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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