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급식비를 내지 않으면 밥도 먹지 말라는 막말로 촉발된 서울의 충암중고교의 급식비리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점심을 학교에서 먹는 전국의 초ㆍ중ㆍ고생이 60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학교 수는 1만2천여 곳이나 된다. 학생들에게 집 밥처럼 안전한 먹거리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학교의 당연한 책임인데 못된 장난으로 밥을 두고 잇속놀음을 했다니 학부모들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야구와 바둑의 명문고로 알려진 충암고는 전교생이 1천330명에 이른다. 이런 학교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쌀과 채소, 식용유 등 각종 식자재를 빼돌리고 인건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4억1천35만여 원을 챙겼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충암고는 지난 5월 교감이 급식비를 못낸 학생들에게 학교에 오지 말라는 폭언으로 물의를 빚은 학교다. 학교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감사결과가 구체적이고 상세하다며 학교관련자 18명을 관계당국에 고발조치 했다.
수사당국은 이제 그 비리의 진위를 명확하게 조속히 밝혀야 할 것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학교 측이 배송용역 직원 수를 늘려 인건비를 과다 청수했으며 식재료를 빼돌려 재사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급식비를 횡령한 사실이 모두 증거를 통해 확인됐다고 한다.
이러한 급식 비리는 전국도처에서 어느 지방을 막론하고 크고 작게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학교급식에 대한 전면 점검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
비리의 출발점인 특정업체 납품 몰아주기부터 세세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학생들의 급식을 둘러싼 어른들의 추악한 거래의혹에 대해 해당 학생들에게 민망하고 얼굴을 들 수 없이 미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고도 교육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 이런 와중에 나온 충암고의 현직교사의 폭로는 충격이 나닐 수 없다.
그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만두튀김 등에서 검정기름 가루들이 많이 묻어나왔다고 밝혔다. 쌀이나 김치 같은 것도 30%이상 부풀려 위탁운송 및 배송을 한 것처럼 위탁업체와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 먹거리로 장난치는 범죄는 인간이하로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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