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단행된 군 수뇌부 인사는 파격을 넘어 의외였다는 평가다. 특히 이순진 제2작전사령관의 합참의장 내정이 가장 돋보이는 인사였다. 이순진 내정자는 3사 출신으로는 사상처음 군령권을 행사하는 합참의장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이때까지 육사출신이 주류를 이루었으니 파격이 아닐 수 없다. 당초 유력했던 김요한 참모총장이 배제되고 다양한 인력구성을 감안할 때 육사 독식의 인사 관행이 사실상 사라진 것은 군의 균형과 안정에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3사 출신 푸대접이라는 관례가 깨진 것도 의미가 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의 육사 37기 동기생 중 3명이 대장승진은 했지만 이들 역시 박 회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분이 두터운 가까운 인사들은 대부분 누락됐다는 것이다. 이 또한 정치적 잡음이나 오해의 소지를 피해 인사에 반영하므로 심사숙고했음을 엿볼 수 있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를 두고 출신이나 배경 등을 배제하고 국가안보와 군을 이끌어 가는데 무엇보다 필요한 최적임자를 엄선했다고 밝혔다. 보직이나 승진에 민감한 군 특성상 기강확립이나 쇄신차원의 파격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안정성을 헤치지 않고 무엇보다 안보태세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파격을 위한 파격이나 파격 뒤 모종의 의도가 존재해선 안 될 것이다. 지뢰도발 이후 남북간 최고조 대치국면을 거치면서 군의 사기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고조된 군의 사기가 군 수뇌부의 탁월한 리더십 때문이라고 보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전역을 연기하면서까지 전선을 사수하겠다는 용기 있는 장병들과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예비군복 사진을 SNS에 올린 국민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이 군의 사기가 충전했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군 수뇌부는 사고가 불거질 때마다 초기대응에 허점을 보여 왔다. 수류탄 폭발 안전사고를 비롯한 군 수뇌부의 부적절한 술자리 회식, 끊임없이 줄을 잇고 있는 성추행 사건 등의 불미스러운 책임에서 늘 자유롭지 못했음이 사실이다. 그 비리의 선봉에는 믿어지지 않는 군 최고 수뇌부였다. 이제 새로운 군 수뇌부의 할 일은 자명하다. 모처럼 회복한 군의 사기를 이어나가면서 확고한 안보태세에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북한은 여전히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미사일발사, 핵실험 등의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의 평화유지는 뭐니뭐니해도 튼튼한 국방력과 빈틈없는 안보태세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