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원회가 공천혁신안을 통과시켰다. 현역교체가 제도적으로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공천물갈이의 기폭제로 평가받는 제도는 정치신인 가산점제다. 후보경선 때 정치신인에게 자신이 받은 득표율의 10%를 가산점으로 얹어주는 내용으로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보통 소수점 차이로 경선결과가 갈리고 있는 실정에서 10%의 가산점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가산점제는 2012년 총선당시 새누리당이 시행한 경험이 있는 제도다. 당시 새누리당은 경선지역에서 정치신인이나 이공계열 후보에게 20%의 가산점을 주었다. 그 결과 최근 성폭행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심학봉 의원이 경북 구미갑 후보경선에서 당시 3선의 현역의원이던 김성조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따낸바 있다. 결선투표제도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후보자가 난립할 경우에는 5배수로 압축한 뒤 경선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1위 후보자의 득표수가 과반에 못 미치면 1위와 2위를 놓고 다시 결선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후보군이 5명이 넘는 곳이 많은 호남의 경우 상당수 선거구에서 결선투표제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인 경선 시 과반득표자 배출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한 당직자는 호남에서 후보자들 간에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두 제도와 혁신위가 이미 통과시켜 놓은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배제 규칙과 전략공천 20% 원칙까지 적용하면 호남이나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이 5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비주류 일각에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신인 10% 가산점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서 결정된 후보가 본선거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겠느냐며 본선엔 가산점이 없다고 했다. 이날 통과된 혁신안에는 선거구당 300~500명의 국민공천단을 도입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국민공천단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를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꾸리는 방식이라 투표를 원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와는 다르다. 공천혁신안의 중앙위 통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제안했던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는 사실상 어렵게 된 셈이다.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까지 당헌개정을 다시 의결하지 않는다면 이날 결정된 공천룰은 총선에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한편 새누리당 역시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천방식과 계파싸움 등 수많은 변수로 인해 공천에 대한 확실한 선을 긋지 못한 채 이상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TK(대구경북)의원들은 지금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심정일 듯싶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 TK의원들을 손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 일갈하며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날을 세울 때부터 이미 예고된 일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와 경주방문 때 TK의원들을 한사람도 대동하지 않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청와대 참모 4명을 수행시킨 일은 자신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또한 인구 하한선에 못 미쳐 지역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경북 일부지역 의원들로서는 업친데 덮친 격이다. 이래저래 TK의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지경에 처해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박 대통령이 TK의원 대부분이 자신을 배신한 것으로 보고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세월호 사건 등으로 그렇게 어려울 때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도와준 TK의원은 거의 없었다. 박 대통령에게 의지해 금배지를 달아 놓고는 차기 TK맹주 운운하며 대통령과 각을 세운 유승민 의원 쪽에 줄을 섰으니 인간적으로 섭섭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배신의 정치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의 진노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의원이 대구 2명, 경북 2~3명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하게 돌고 있는 실정이다. 박 대통령이 이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다른 지역 공천은 알아서 하더라도 대구경북 공천권은 나에게 맡겨달라고 제의했다는 소문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게 될 경우 친박계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김무성 대표가 뜸을 들여오던 오픈프라이머리는 물 건너가고 TK 현역의원들에 대한 공천학살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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