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8일 조광래 축구 대표팀 감독을 경질한다고 발표하자 협회의 태도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질의 빌미가 된 경기력 부진을 두고 이견이 있는 데다 해임 절차가 규정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한국이 지난달 레바논과의 월드컵 예선 원정경기에서 부진했으나 조광래 호의 미래까지 속단하기는 일렀다고 평가했다. 협회 회장단은 조 감독의 지도력으로는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렵다고 보고 황보관 기술위원장을 통해 조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 위원은 "조 감독은 새로운 한국의 축구를 만들어가는 단계였다"며 "아시안컵과 가나, 세르비아와의 경기 등에서는 그런 면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협회가 대표팀에 여러 악재가 있었음에도 이를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독단적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조 감독에게는 어려움이 겹쳤다"며 "두 차례 연속 중동원정이 있었고 부상자도 있었으며 해외파들도 소속 클럽에서 주전으로 못 뛰어 경기감각을 잃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대표팀을 평가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레바논에 졌다는 이유로 조 1위를 달리는 팀의 감독을 해임한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협회가 기술위원회의 별도 논의 없이 갑자기 조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한 데 대해서는 독설에 가까운 비난이 쏟아졌다. 기술위원회 논의에서 결론이 나오면 이사회가 추인해 경질이 결정되는 게 정해진 절차이지만 이조차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용수 위원은 "기술위원회는 `축구 기술의 꽃`이라서 회장단의 의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성이 있다"며 "감독과 기술위원회가 동반 사퇴하는 경우는 봤어도 기술위원장이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하는 행태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협회가 왜 스스로 축구인을 초라하고 천박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기술위원회에서 정당하게 평가하고 `조 감독님 체제로는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간 고마웠습니다`라고 예우하면 안 될 일이냐"고 반문했다. 신문선 교수는 국민의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는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는 공공 부문의 성격을 지닌 대한축구협회가 공적 책임을 내팽개쳤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협회가 사기업, 나아가 권력기관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기술위원회 논의도 하지 않고 수뇌부의 독단적 결정으로 해임을 통보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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