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의 기업비리 사정(司正) 발언과 함께 수사가 시작됐지만 5개월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검찰수사는 부실수사의 전형이다. 충분한 내사를 거치지도 않은 채 허겁지겁하다보니 수사가 과학적이지도 않고 체계적이지도 않았다. 마구잡이식으로 하청업체와 포스코 임직원들을 불러 원님재판 하듯 추궁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외부 비판의 목소리에는 들은 척 마는 척 하고 인기수사를 고집하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해당기업은 물론 수사를 바라보는 국민과 지역민들의 피로감만 자꾸 커지고 있다. 이제 검찰도 포스코건설 정동화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으로부터 잇따라 기각되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외부의 비난여론은 어느 정도 감수했지만 자신들의 수사실력이 형편없이 평가받고 있음에 대해 섭섭해 하는 눈치다. 법원이 정 전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은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미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검찰수사가 이 사건의 핵심인 정준양 전 회장과 이명박 정부의 실세 인사들로 향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수뇌부도 포스코 수사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메르스 여파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국민들은 피곤한 상태에서 검찰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해서야 되겠는가? 박근혜 대통령도 경제난 극복을 위해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대승적인 판단을 해야 옳을 것이다. 포스코 수사의 경우도 특별한 비리가 나오지 않았다면 깨끗하게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도 국가 최고 수사기관의 위상에 걸맞은 모습일 것이다. 포항 경제의 대부격인 포스코와 철강업계의 연이은 경기침체가 지역민들로 하여금 한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수사당국의 슬기를 기대해 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