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더위 여름엔 냉풍 겨울엔 훈풍…신비의 계곡 ‘빙계계곡’
천년의 역사 흐르는 ‘조문국사적지’ㆍ의상대사 창건한 ‘고운사’
방문객 쉼터 ‘사촌가로숲’ㆍ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 ‘만취당’
[경상매일신문=조헌국기자] ◆ 빙계계곡
무더운 여름 피서지로 어디를 가볼까 고민한다면 의성군 빙계계곡을 추전하고 싶다.
옛부터 경북 8승의 한곳으로 계곡 전체가 에어콘이 따로 없는 신비한 계곡이다.
이름부터가 서늘한 빙계계곡은 얼음구멍과 바람구멍이 있고 계곡 곳곳에 바위틈에서 찬바람이 나오고 있어 빙산(氷山)이라고도 한다.
삼복더위 일수록 더욱 찬바람이 나오고 겨울이면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있어 자연의 경이로움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계곡을 가로질러 맑은 물이 흐르고 야영장이 있어 가족이 함께 물놀이 하면서 더위를 식혀봄직한 곳이다.
지금은 흔적밖에 없지만 빙혈 가까이 큰 절이 있었다고 전해내려 오고 있으며 빙산사지 오층석탑(보물 제327호)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조문국박물관과 금성산고분군
빙계계곡 가까이에 (차량으로 10분 거리)는 천년전의 조문국사적지를 볼 수 있다.
185년 신라의 두 장수에 의해 병합됐다고 삼국사기에 전해 지고 있으나 천년전 조문국(召文國)의 번성했던 문화유산은 2013년 준공된 조문국박물관을 통해 알 수 있다.
신라왕실과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왕관, 금귀걸이, 금목걸이가 출토되고 뛰어난 세공기술은 신라의 수도인 경주와 비견해 손색이 없다.
또한 신라의 양식에서 벗어난 금동관은 사학계를 놀라게 하는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고분 주변의 발굴에서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 귀걸이와 유사한 금귀걸이가 올 6월에 발견됨은 조문국이 결코 조그마한 성읍국가로 존립하지 않고 신라 지배층과 긴밀한 관계였거나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말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와 휴식과 함께 천년의 역사를 더듬어 보기도 한다.
가까운 금성면과 의성읍에 한우고기 식당이 있으며 10여 분 거리인 의성읍과 의성IC 주변 봉양에 의성마늘소 식당타운이 형성돼 있어 가족과 함께 다양한 부위별로 의성마늘을 먹고 자란 신선한 소고기를 맛 볼 수 있다.
천년 솔숲 고운사와 사촌가로숲(사촌마을) 의성은 자연경관 뿐만 아니라 문화적 유산도 빼놓을 수 없다.
화엄종의 시조이신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를 먼저 들 수 있다.
뛰어난 산세가 모이는 등운산 중심에 자리 잡은 고운사는 신라말 유·불·도교에 통달해 신선이 됐다는 최치원이 고승과 함께 가운루와 우화루를 건축한 후 그의 호인 고운(孤雲)을 빌어서 고운사라 전해 내려오는 고(古) 사찰로 지금은 안동, 영주, 봉화 등 60여 개 대소 사찰을 관장하는 조계종 16교구 총본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솔향 흐르는 천년 솔숲을 따라 황토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 지고 머리가 맑아오며 일주문과 절을 지키는 사천왕은 속세의 탐욕과 욕심이 부질없음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새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산사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연중 진행하고 있으니 은은한 솔향기와 함께 마음 공부해 봄직하다.
고운사에서 승용차로 10분 정도 움직이면 600년 사촌가로숲과 만취당(晩翠堂)을 볼 수 있다.
조선말 와가(瓦家)로 숲을 이루었던 사촌마을과 비보림으로 조성한 가로숲(천년기념물 제405호)은 1390년 입향조인 감목공 김자첨이 마을 서쪽이 허하면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조성됐다고 전한다.
전해 내려오는 얘기로 사촌마을은 3명의 정승이 배출되는 지역으로 신라말 최치원의 장인인 나천업이 정승으로 배출됐고 서애 류성룡의 모가 임신사실을 감추고 아이를 낳으려 친정에 왔다가 들켜 시댁으로 쫓겨 가면서 가로숲을 넘지 않고 아이를 낳았다고 전해오고 있으니 나머지 한 분이 아직 나지 않았으니 언젠가는 세상을 구할 인재가 출생하지 않겠는가.
가로숲은 길이 1천40m, 가로 40m의 상수리나무, 팽나무 등 수십종의 수종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방문객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쉼터로 알려지고 있다.
가로숲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의성 만취당이다.
영주 부석사와 함께 가장 오래된 목조 사가건축물로 조선시대 건축물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퇴계의 제자 김사원선생이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1582년에 건립한 건물로 2014년 국가 보물 1825호로 지정됐다.
사촌마을과 함께 양반마을로 산운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뛰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금성산 아래 자리한 산운마을은 선조 때 관찰사를 지낸 학동 이광준이 영천으로부터 마을을 이룬 이래 문인과 학자를 다수 배출한 지역으로 조선시대 양반 가옥과 정원이 그대로 보존된 지역으로 옛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꼭 한번 가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 낙동강 나루터와 낙단보
이외에도 의성에 가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있다.
옥산 황학산 기슭에 위치한 금봉자연휴양림은 금봉 저수지를 감싸고 있어 주변경관 이 뛰어나고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여름철 가족단위 휴식, 힐링 공간으로 손 색이 없는 곳으로 성수기에는 숙박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할 수 있다.
또한 민물고기산업화센터가 금년에 준공돼 민물고기 자원 연구와 다양한 토종 고기를 기르고 전시를 하고 있어 가족이 함께하는 학습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조선시대 교통의 요지였던 낙동강 낙정나루 관수루 아래는 4대강 보(洑)의 하나인 낙단보가 웅장한 모습으로 낙동강과 함께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낙단보 공사중 발견된 고려시대 마애불은 문화재로 지정돼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하 고 있으며 최근에는 많은 참배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주변에는 매운탕 집과 집단숙박시설이 있어 가족 또는 연인들이 함께 여행하기 좋은 장소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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