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한 어음 8억여 원 결제치 않아 의혹 증폭
1차 부도 후 방치…의료계 등 큰 파장 몰고와
“몇몇 이사들 때문에 망쳤다 철저한 조사 필요”
인산의료재단 포항선린병원이 3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도래한 어음 8억여 원을 결제치 않고 최종부도를 냈다.
60여년 간 포항시민들을 위해 양질의 인술을 펼쳐온 선린병원이 부도가 났다는 소문이 퍼지자, 의료계는 물론 지역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3일 인산의료재단 복수의 관계자와 산업은행 측에 따르면 인산의료재단 포항선린병원은 지난달 31일 1차 부도 후 3일간의 시간이 있었으나 산업은행에서 요구한 8억 300만 원의 어음(영생약품 7억 원, 기타 1억 300만 원)을 오후 5시 마감시간까지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를 냈다는 것.
특히 이들은 지난달 31일 당시 통장에 13억 원 잔고가 있어서 재단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산업은행 도래 어음 8억300만 원 중 압류된 5억 원을 풀면 충분히 부도를 막을 수 있었는데도 재단측 인사가 이를 방치해 결국 고의적으로 부도를 맞게 됐다는 것.
이에 앞서 포항선린병원 이사회는 1차 부도를 냈으나 막을 수 있는 자금과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의 지위와 임금`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모두 보장받는다고 과장된 설명하면서 직원들을 호도하면서 고의적으로 법정관리를 진행하기 위해 어음부도를 방치해 고의적 부도를 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포항선린병원 의료법인인 인산의료재단 이사회는 지난달 31일 오후 용역직원 수십명을 세우고 비밀리에 임시이사회를 개최해서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의견을 모은 점에 의혹이 더 깊어지고 있다.
재단측과 병원측 복수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선린병원의 전체 부채는 약 700억 원(산업은행 약 2200억 원)으로 인산의료재단 및 선린병원의 자산 매각으로 부채를 갚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여기에다 선린병원 직원들이 인근 점포에서 진 빚도 꽤 되는 것으로 알려져 그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사, 간호사, 사무직원 등 150여 명의 종사원들은 당장 실직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번 선린병원 사태에 책임을 져야할 중추적인 이사나 경영진이 불투명한데다 이사들도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금과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선린병원의 앞날은 오리무중이다.
한편 최종 부도 소식이 전해지자, 선린병원은 이날 오후부터 상당수 입원환자들이 퇴원을 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직원들도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모여 이사회와 경영진들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다수 직원들은 “몇몇 이사들이 포항에서 가장 좋았던 병원을 망쳤다”라며 “60~70여 억 원의 돈이 새 나갔다는 설이 파다하다. 수사당국이 이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북부시장 등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도 “선린병원 덕에 치료도 잘 받고 장사로 먹고 살았는데 이젠 정말 힘들게 될 것 같다”며 조기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선린병원 의사, 간호사 등 대다수 직원들과 의약품ㆍ의료기기 채권자들, 포항북부시장 상인들은 곧 ‘선린병원 조기정상화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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