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강동진ㆍ이은성기자] 경북 포항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병원인 포항선린병원이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도래한 어음 8억여 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항선린병원 의료법인인 인산의료재단 이사회는 이날 오후 7시께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설립자인 고 김종원 원장의 뜻에 따라 60여년간 포항시민들을 위해 양질의 의술을 펼쳐온 선린병원이 부도가 났다는 소문이 퍼지자, 의료계는 물론 지역경제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2일 인산의료재단 복수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포항선린병원 이사회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 병원 10층 재단회의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 자금유입이 힘들고 더 이상 경영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채무 부도 후 법정관리’ 신청을 의결했다는 것. 이와 관련,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성희 상임이사(변호사)와 선린병원 A모 씨 등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달 31일 당시 산업은행 통장에 13억 원 예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 발행 8억300만 원 중 압류된 5억 원을 풀면 부도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재단측 인사가 이를 방치해 결국 부도를 내게 됐다는 것. 이에 앞서 포항선린병원 이사회는 지난달 24일 임시이사장으로 C모 변호사를 선임한 후 이날 1차 부도를 내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고의 부도 의혹을 낳고 있다. 이날 이사회가 개최된 10층 회의실 앞에는 30명의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이 출입문을 봉쇄한 가운데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성희 상임이사는 “C모 임시이사장 선임이 법원의 판결과 정관을 무시한 불법 선임이기 때문에 이날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밝히고 이사장 업무정지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또 선린병원 직원 관계자들은 “법정관리가 아니라도 정상적인 매각을 통한 방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단이사회와 노조에서 이를 부결하고 고의부도 후 법정관리를 선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140명의 직원들은 직원대책위에서 제시한 ‘요양병원 매매 계약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해 93% 찬성이란 압도적인 지지로 요양병원 매각을 통한 병원정상화에 힘을 실었다. 이와 같은 직원들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의 의사 대표이며 간사인 이은우 산부인과장이 이사회가 진행되는 10층 회의실로 진입하려고 시도했지만 출입문을 막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저지당해 의결안을 전달치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1차 부도 후 이튿날 오전까지 어음을 결제치 못할 경우 최종 부도가 나게 된다. 선린병원의 경우도 3일 오전에 산업은행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면 최종 부도로 병원 경영이 힘들게 된다. 재단 측 인사에 의하면 산업은행 220억 원 등 선린병원의 전체 채무액은 약 700억 원에 달한다는 것. 이 밖에도 직원들이 인근 점포 등에 진 외상도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 선린병원 의사, 간호사 등 대다수 직원들과 의약품ㆍ의료기기 채권자들, 포항북부시장 상인들은 무책임한 이사들을 규탄하기 위해 ‘선린병원살리기 모임’을 결성해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린병원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선린병원은 부도가 나지 않았다. 이사회가 법정관리를 선택했다고 해도 조합의 승인 등 직원승인 절차가 남아있으므로 결정된 사항은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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