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강동진기자] 포스코가 핵협상 타결로 투자확대가 예상되는 이란에 파이넥스, 켐(CEM) 등 고유 기술을 수출한다. 연산 2천만톤 규모에 달하는 철강생산 설비에 파이넥스 등 기술 적용을 추진하고 있어 포스코 기술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최근 운영회의에서 독자 기술판매전략(POSCO Innova tive Steelmaking Technology, POIST)의 일환으로 이란에 연산 2천만톤 규모의 수주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POIST는 친환경 제선기술인 파이넥스(FINEX)와 켐(CEM) 기술 등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고 로열티와 기술지도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사업이다.
이란의 조강생산능력은 2천200만톤 규모로 추정되지만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1천630만톤 정도다.
중동 유일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현지 인프라 구축 등 철강 소비량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전체 철강 수요량의 30~4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란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조강생산능력을 연산 5천500만톤으로 늘리기 위한 철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 현지에 늘어날 2천300만톤의 생산설비 중 2천만톤 정도에 자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오준 회장은 이달 중순 기업설명회에서도 “무역제재가 풀리면서 다수의 이란 철강업체들이 파이넥스 구입을 타진하고 있다”며 “포스코도 이런 협상에 적극 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기술 수출은 이전 포스코 최초의 파이넥스 공법 수출인 중국 충칭 합작 제철소 프로젝트와는 차이가 있다.
중국 국영기업인 충칭강철그룹과 지분을 각각 50%씩 투자해 충칭에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33억달러(약 3조6천600억 원) 규모의 한중 합작 제철소를 건립하는 것과 달리, 순수 기술수출 또는 기술 보증금의 일환으로 5~10% 지분에 투자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최근 일관제철소 건립과 같은 거대자본 투자보다 기술판매 위주의 ‘TPB(Technology-bas ed Platform Business)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넥스, CEM 기술 등 포스코가 개발한 독자기술을 해외에 판매하는 대신, 현지업체가 기술 신뢰를 요구할 경우 5~10% 정도의 지분투자를 통해 비즈니스 플랫폼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직접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적지만 막대한 자본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상공정 프로젝트를 전면 보류한 포스코가 기술 수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술 수출은 직접 투자보다 이익은 줄겠지만 철강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포스코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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