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중 6명이 ‘수포자’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포자’는 ‘수학을 포기한 자’를 줄인 말이다. 배울 양도 많고 어려워서 흥미를 잃은 나머지 아예 수학 공부를 손에서 놓은 학생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수학 교육의 혁신이 절실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내용이 어렵고 양이 많아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사교육을 통하여 수학을 배우기는 하여도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우리나라 수학 교과과정 수준은 선진국의 같은 학년 수준보다 매우 높고 학습 분량도 많다고 한다. 이유가 이렇다면 수학 양을 줄이고 내용을 좀 더 쉽게 하면 된다는 주장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수포자 문제는 수학 분량이나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도 있다. 학교는 정상이 아니다.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 아니 수업시간 거의 전부가 문제이다. 그런데 수학만 유독 문제가 되는 이유는 수학과목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발상을 바꿔 수포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학시간에 자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늘 하지만 해법을 찾기 어렵다. 잠자는 수학교실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성적 위주의 진학 시험에서 수학은 수험생들에게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
수학을 포기한 데 따른 학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학교와 다른 공부에서 멀어지며 여러 가지 나쁜 행동들을 하게 된다. 시험의 변화와 함께 학교에서도 무조건 외우고 문제를 푸는 식이 아니라 다양한 수업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프로젝트 수업, 협동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학은 개념 학습과 문제 유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어려서는 수학보다 국어가 중요하며 보고 만지는 수학, 상상력을 자극하는 수학을 하라고 한다. 특히 수학의 경우 타 과목에 비해 단계적인 학습이 중요한 만큼 개념을 많이 알고 있고 반복과 숙달, 익숙함이 학습의 중요 변수이며 수학을 늘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수학을 포기하면 대학을 포기하는 것이다. 수학을 포기한 아이들을 방치한 채 상위 10%만 끌고 가는 잘못된 교육관행에 문제를 제기한다. 수학에 대한 학습 부담을 줄이는 교육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제 수포자의 심각한 실태를 모른 체 하지 말고 수학 교육과정과 수업 방법 등의 혁신과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대학수학 능력 시험에서 수학의 비중을 줄이고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수학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것을 막도록 해야 한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영어만 절대 평가화 돼 수학 성적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수학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수학 과목의 사교육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수능 수학도 절대평가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