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
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였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툭, 툭,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따에 붙들어 매려 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시 읽기◆
문상을 갔던 시인은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다. 아흔을 사느라 몸이 다 망가졌으나 아직 정신은 초롱한 아버지다. 아들에게 안겨 한없이 몸을 움츠렸을 아버지의 굴욕을 헤아려, 농을 건네듯 어리광 부리듯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오래전 아버지가 아들에게 했듯이 온몸으로 끌어안았을 그때, 당신에게 받은 몸 갚아드리듯 깊숙이 끌어안고서 쉬~ 쉬~ 소리를 내던 그 때,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아버지가 툭, 툭, 끊기는 오줌보를 조금이라도 풀었을 그 때 ......
삶과 죽음의 경계지점에서 툭, 툭, 끊기는 오줌발의 그 길고 긴 뜨신 끈을 땅에 붙들어 매고 싶었을 아들의 안타까움과 생의 마지막 끈을 힘겹게 풀고 있었을 아버지 사이에 교차했을 감정을 생각한다. 인간의 존엄과 기품이 굴욕과 수치심으로 힘겨웠을 아버지와 안타까움과 애잔함으로 속이 아렸을 아들 사이를 시인은 일축해서 증언한다.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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