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은 22일부터 오는 8월 8일까지 회관 야외광장에서 ‘홍순환展 - s tructure of gravity’와 ‘김성수展 - 꽃밭에 놀다’를 각각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시는 ‘2015 Hello! Cont emporary Art’로 두 개의 개별 전시를 연결해 상호 연계하고 확장하며 오래된 기억들을 발견해내는 기대 형태로 설계됐다.
▲ 홍순환展
봉산문화회관 건물 앞 광장 바닥에 13×7.5m 크기의 직사각형과 그 옆으로 5.5×7.5m 크기 곡선도형 형태로 자리 잡은 3천600개의 물은 투명 비닐봉지의 크기에 맞게 1.5ℓ정도씩 나눠 담겨져 있다.
주변 건물과 거리를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물의 배열 규모는 그 자체로도 낯선 풍경이지만, 개체화된 한 개의 물 역시 경이적이다.
비닐봉지에 물을 가두려고 묶은 매듭이 바닥을 향하면서 맑고 투명한 물이 수직적 압력에 의해 바닥면에 밀착돼 바닥상태가 확대되며 선명하게 보이는 현상과 공기와 닿는 물표면의 수평적 확장 상태는 흥미롭다. 또 직사각형의 물 배열 사이에는 무게가 상당한 한 아름 크기의 강돌 32개가 직선적 연결선 혹은 흩어진 점으로 놓여있다.
이는 오랜 시간동안 물에 씻기고 다듬어진 돌의 내력과 수직적 힘의 작용을 의도하면서도 인과성이 느슨한 우연처럼 설정돼 있다.
또한 곡선도형 형태의 물 배열에는 3m길이 스테인리스 봉 10개를 뿔 모양으로 세우고 그 윗부분의 끝을 서로 겹친 구조물을 볼 수 있다.
마치 움막 형태의 집을 상징하듯 보이는 구조물의 가운데 허공에는 붉은색 물이 든 상당한 길이의 투명 비닐호스가 한 덩어리로 묶여져 매달려있다.
홍순환 작가는 이러한 상황들을 아울러 ‘중력의 구조, structure of gravity’라고 읽어낸다.
▲ 김성수展
입구에 들어서면, 전기톱으로 거칠게 깎은 작은 얼굴 조각상이 자연 빛을 받아 매력적인 음영의 굴곡을 선보인다.
동시대 조각에 관한 작가의 태도를 설명해주는 이 한 점의 나무 조각을 시작으로 어두운 몰입환경의 전시공간에는 김성수 식의 소통과 참여를 실험하는 조각 설치, ‘꽃밭에 놀다’가 펼쳐진다.
가로, 세로, 높이 3.6m 크기의 실내 꽃밭은 거리를 두고 감상하는 하나의 대상이다.
또 독립적인 각자의 면모와 사연을 가진 13그루의 대형 꽃대와 새, 벌, 나비, 동물, 사람을 아우르는 마당, 즉 상황 연극에서처럼 참여를 기다리는 무대다.
나무로 거칠게 조각한 꽃과 잎을 보면서 50cm 높이의 계단에 올라서면, 3명의 여자와 4명의 남자가 눈에 띈다.
두 손을 허벅지 위에 붙이고 빨간 꽃봉오리 위에 앉은 노란 원피스의 여자를 중심으로 멀리 하늘로부터 꽃밭 위로 날아드는 파란색 바지에 노랑머리 여자, 꽃봉오리를 잡고 바람 따라 일렁이는 빨강 상의의 남자, 날개를 펴고 꽃대를 당겨보는 노랑바지 남자, 꽃봉오리를 꼭 껴안은 빨강 옷 남자, 붉은 넥타이를 매고 손에 붉은 꽃다발을 든 남자 등이 있다.
김성수 작가는 성주 선남면에 위치한 작업실 목유정 주변에서 자주 보는 모란, 맨드라미, 튤립, 백합, 엉겅퀴 꽃들로 작업했다.
가까운 곳에서 구한 은행나무 덩어리로 거칠게 조각하고, 예전에 허물어진 옆집의 서까래를 꽃대로 끼워 꽃 기둥을 만들어 그 표면에 원색으로 색칠한 것.
무대 위의 꽃 사이를 거닐다가 계단을 내려서서 꽃밭 주위를 돌아보면 어두운 구석에 통나무를 거칠게 조각하다가 그만둔듯한 양 한마리가 있다.
몇 발자국 더 나아간 출구 근처 어두운 벽면에는 작가를 닮은 작은 꼭두 인형이 손에 꽃을 들고 배웅하듯 관람객의 여운을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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