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부해야 살아남는 시대다. 경쟁은 치열하고 배워야할 것은 많다. 그래서 요즘 베스트셀러 목록은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의 공부법을 알려주는 책, 베스트셀러 저자가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책,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각 분야의 얕은 지식을 모아놓은 책 등이 채워지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읽는 법을, 글을 쓰기 전 쓰는 법을, 말하기 전엔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을 시간에 무엇을 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 아니겠는가? 공부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언젠가 한국인의 교육열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칭찬했지만 이를 민망하게 여기는 국민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열 그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 때문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도 학업점수는 높지만 학업에 대한 흥미도나 자존감 등 다른 평가 영역에서는 최하위권에 속한다. 중학생과 그 학부모는 자사고나 과학고 입학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고 고교생은 대학입학에 대학생은 스펙에 목숨을 건다.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교사들은 여전히 학생들을 실험실이 아닌 교실에 앉혀놓고 교과서 외우기를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한국의 상황을 알고 있는 외국의 교육전문가들은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환경을 위해 가정과 같이 따뜻한 학교가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한 잘못된 학부모의 교육열이 학생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 한국교육의 특색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들이 학자금 마련을 위해 빚쟁이가 되는 부정적 현실을 외면하면서 어떻게 미래를 논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도 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교육의 현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이제 학부모들의 사고가 바뀌어야 하고 교사들의 교육방법이 바뀌어야 하고 학생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 청년들은 안정된 직업을 원하며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선호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더욱 국가기관에 취업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마음이 밝지만은 않은 것이다.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미래의 비전이나 높고 넓은 꿈은 뒤로하고 안정적 조건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직업이라는 생계수단에 안주하는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볼 때 명쾌한 일은 아닌 듯싶다. 현실에 적응하는 일은 지구촌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들이 기본적 인식이라 하겠으나 그러나 인간의 꿈과 포부를 실현하려면 무한범위의 모험과 도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경제가 불안전하고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할수록 모두가 안정된 직업을 원한다. 언제부터인가 공무원이 의료인과 법조인이나 교사와 함께 인기가 매우 높아진 직업이 되었다. 어떤 대학에서는 공무원 몇 명이 합격했느냐가 그 학과의 인기와 비례한다고 하여 공무원 합격의 현수막을 걸고 공무원사관학교라는 홍보도 열심히 한다. 말 그대로 우수한 학생은 거의가 전문직 외에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 요즘의 풍조다. 문서에 의해 움직이고 서류작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대학에서의 우수한 성적과 기발하고 첨예했던 아이디어를 펼칠 생각은 접어야 한다. 본인의 생각과 의지를 현실에 옮기기에는 너무나 큰 장벽이 가로막고 있기에 가능한 빨리 정착하고 맡은 일을 어김없이 진행함이 현명하다고 판단한다. 몇 년이 지나면 그들은 어느새 과거의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의 젊은 패기와 활력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정말 똑똑하게 꿈을 펼쳐 글로벌시대에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할 인재가 여기에 안주하고 이것이 윤택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주저앉는 젊은이들이여 다시 한 번 도전정신을 가져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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