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종료된 프로듀사라는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드라마 형식을 보게 되었고 그 속에서 유명인의 흥망성쇠, 그리고 프로듀서들의 힘겨운 삶의 현장 등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4명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그들만의 사랑법과 삶의 현장은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랑과 삶의 현장을 보여주면서도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놓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아주 오래된 친구이며 연인같은 두 주인공(공효진과 차태현)과, 조금은 어리벙벙한 듯 그러나 진심이 우러나오는 신입(김수현)과 그런 신입을 좋아하게 되는 유명한 아이돌 여가수(아이유) 그리고 그들 주위의 많은 인생 조언자들과 조력자들, 12부의 짧은 드라마였지만 많은 생각과 웃음을 주어 지난 몇 주 간은 그 드라마의 주제곡들을 찾아 부르곤 했다.
‘장수프로그램의 이해’라는 마지막 제목으로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그들이 남긴 여운은 길기만하다.
‘처음부터 이건 장수프로그램이다 라면서 시작하는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어요. 전국을 돌며 한 주 한 주 버티다 보니 여기까지 왔지. 그렇게 전국 노래자랑은 장수프로그램이 되었수’ 진행자, 송해 선생님의 장수프로그램의 비밀이다.
하 루 하 루를 버틴다는 건, 그 속의 삶이 얼마나 치열한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련과 아픔을 참아야 하는지를 안고 있다. 아무 계획없이 하 루 하 루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리라.
원자력도 하 루 하 루를 버티어 30년 아니, 40년의 장수프로그램이 되었다. 그렇게 지나다 보니 어떤 곳은 40년에서 멈추어 서야 할 곳(고리 1호기)이 만들어졌고, 어떤 곳(월성 1호기)은 4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월성 1호기).
원자력 산업이 타 산업과 다른 점을 들라면, 단연 정해진 운영허가기간과 이 후 이의 갱신이 있다. 원자력 발전소는 건설 과정을 거치고 상업운전(전기를 판매하는 시점)이 시작되기 전, 운영허가를 득 한 후 운영에 들어간다. 이 시점의 운영허가는 원자력 발전소의 기기들에 대한 운전 가능성 등을 평가 후 산정된 결과물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각 각의 기기 형태와 연료의 차이 등으로 30년, 40년, 60년 등의 다양한 운영허가 기간이 있으며 이 후 설비들의 운전 가능성을 재 평가하고 필요시 부품이나 설비를 교체 후 초기 운영허가 기간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아무 계획없이 그냥 하 루 하 루를 버티어 오다 10년이나 20년을 더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장수프로그램은 그렇게 하 루 하 루를 버티어가며 계획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진다. 시청률의 저조로 한 프로그램이 막을 내릴 때 쯤 플랏(Plot)이라는 대체 프로그램이 약 간의 맛을 보이며 다음 프로그램의 교체를 알려준다.
그 사이 시청률이 저조한 현 프로램은 차분히 그들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프로듀사의 마지막 1박 2일은 신디(아이유)라는 한 때는 최고의 유명세를 타던 인물이 소속사의 전략으로 바닥을 헤매는 인물과 함께 막차를 준비한다. 그 곳에서 1박 2일 팀들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신디를 출연시킴으로써 소속사의 비천한 한탕주의를 폭로하고 한 사람의 정정당당함과 조력자와 조언자들의 신념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장수프로그램은 어떻게 장수프로그램이되고 왜 장수프로그램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어 가슴가득 풍요로움을 가지게 해 주었다. 외부에 의한 순간의 일탈은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지속은 내부의 당당함과 신념으로 가능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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