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동해연안 전체 암반면적 170.54㎢ 가운데 62%에서 갯녹음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갯녹음은 수온상승과 해양오염 등의 영향으로 해조류가 사라지고 산호말과 같은 석회조류가 번식해 암반을 하얗게 뒤덮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바다가 사막화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항 앞바다의 경우 전체면적 4천500ha 가운데 64.1%에서 심각한 갯녹음이 분포해 바다사막화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하반기 동해연안 12곳을 대상으로 갯녹음 현상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포항과 울산, 영덕 앞바다에서 갯녹음이 많이 분포해 심각한 수준의 바다사막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진과 경주 앞바다의 경우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갯녹음 분포도가 거의 30% 수준에 이르러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갯녹음 현상으로 인한 연안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전국의 모든 연안에 대한 실태조사를 서두르고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더더구나 동해는 명태와 오징어 등 대표적인 수산자원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심각한 생태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갯녹음까지 겹쳐 동해연안이 사막화로 죽은 바다로 변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자체도 해양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현실에 손을 놓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 연안바다의 사막화 면적비율이 46.5%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자 울산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어초투입 등 바다 숲 조성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경북도에서도 이를 참고해 생태계 복원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바다사막화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으나 해양오염과 수온상승 등 급격한 환경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문제는 갯녹음이 더 심각해지면 연안생태계의 핵심인 해조류 군락지가 파괴돼 해양생태계 질서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이다.
포항과 울산지역의 연안 공업단지와 원전의 영향 등 갯녹음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마련에 관계당국과 지자체는 합심해서 하루빨리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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