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대한민국에서 섬을 제외한 최서단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최남단은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최동단은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석병리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최근 KTX 개통으로 편리해진 교통여건을 갖춘 포항은 또 하나의 소중한 관광자원인 최동단마을을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가 가득한 보다 나은 관광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본지는 땅끝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무엇이길래 이처럼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것인지 대한민국의 시작과 끝인 땅끝을 소개하며 그 매력을 알아보고자 한다.
◆ 해남 땅끝마을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곳,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 한국관광공사 선정 네티즌이 가보고 싶어하는 곳 1위,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 등으로 손꼽힐 만큼 대표적인 곳이다.
바다와 하늘이 만나 시작되는 땅끝은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희망의 시작이며 국토순례의 시발지이다.
또 해양문화의 중요한 요충지이며 이동로이기도 하다.
땅의 끝이라고 불려지지만 이제는 새로운 육지가 시작되는 시작의 점으로 유명하다.
특히 고립되고 단순한 오지였던 마을을 관광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지역엘리트들이 담당한 역할이 크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 1986년 지역 국회의원과 해남군수를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사장, 교통부장관, 전남지사 등이 현장을 답사한 뒤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이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예산이 책정되자 1987년 하늘을 향해 긴 세모꼴을 하고 있는 높이 10m, 바다 면적 3.6㎡의 토말탑(땅끝탑)이 건립됐다.
또 1986년 지어진 13m 높이의 전망대를 2001년 38m 높이의 현 전망대로 증축,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장소로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해남 땅끝마을 관광의 가장 백미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땅끝전망대와 맴섬 일출이다.
맴섬 한가운데 바위섬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은 일 년에 단 두 차례 2월 중순경과 10월 중순경에만 볼 수 있어 이 모습을 담기 위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해의 해안절경과 쪽빛바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땅끝모노레일카 체험은 관광객들에게 땅끝의 아름다움을 더욱 생동감 있게 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이 약 200m의 전망대까지 걸어서 쉽게 갈 수 없었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지난 2005년 395m의 모노레일카의 개통식을 갖고 인기를 누리며 운행되고 있다.
땅끝탑 주변에는 다양한 생태문화탐방로인 땅끝길이 연결돼 사색의 장을 제공한다.
해남 땅끝ㆍ순례길은 동백향 가득한 상록수림이 어우러진 산길, 돌담이 예쁜 마을고샅길, 마늘밭 황토밭 들길, 바닷가 모래사장을 아우르는 해변길등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있다.
땅끝길은 총43km이며 땅끝바닷길(8km), 점재길(6km), 묵동갯길(11km), 쇠노재길(18km)등 4코스의 테마로 나뉘어 진다.
처음에는 중앙정부의 힘을 빌어 시작됐지만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것은 물론 마을의 지도자들도 땅끝마을을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모든 방향을 모색해 홍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매년 관광객과 전국의 학생들이 도보여행의 출발이나 도착지점으로 땅끝마을을 빼놓지 않고 있다.
한편 땅끝마을에서 7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지난 2003년 송지면 통호리 마을동산에 조성된 땅끝 조각공원이 있으며 이곳에는 국내원로작가와 유명작가들이 해남의 특성을 담아 제작한 작품 26점이 설치돼있다.
◆ 포항 등끝마을
국토지리정보에 따르면 호미곶광장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석병리 (동경 129˚ 35`10" 북위 36˚ 02` 51")는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하고 있다.
구룡포항을 지나 31번 해안도로를 타고 5km 정도 달리다보면 우측에 ‘한반도 동쪽 땅끝마을’이라 적힌 커다란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길을 따라 500m 정도 가다 보면 아름다운 동해바다와 함께 방파제 우측으로 양준혁 전 프로야구 선수가 운영하는 전복 양식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어 바위 한 가운데 한 조형물이 우두커니 서있다. 이곳은 사유지라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탓에 조형물까지 가려면 주인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양식장을 지나 바위에 도착하자 왠지 모를 뭉클함과 설렘까지 느껴진다.
동그랗게 깎은 지구본 모양의 조형물에는 우리나라 지도를 양각해 동쪽의 끝단임을 표시하고 있다. 주변이 황량한 탓에 조형물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다소 초라(?)한 느낌이다.
하지만 석병리 동쪽 땅끝마을은 사람들의 눈길을 벗어난 곳이라 오히려 편히 쉴 곳인지도 모른다.
석병(石屛)은 마을을 끼고 있는 긴 해안선이 깎아 세운 듯한 암벽으로 돼 있는 곳이 많아 마치 병풍을 세워놓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끝이 뾰족한 아흔아홉 골짜기를 이루는 등 경관특성으로 인한 자연ㆍ문화유산적 가치가 높다.
이곳은 한반도 동쪽 땅끝마을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동해안의 대표적인 어항인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등의 볼거리와 과메기, 대게, 고래고기, 모리국수, 오징어 등 각종 먹거리들로 인해 관광자원으로서도 가치가 매우 높다.
국토의 시작이자 끝인 마을,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을 느끼고 싶으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 기대효과
여행객들이 땅끝을 찾은 동기는 단순히 이곳이 ‘땅의 끝’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다.
관광지로서 땅끝마을 역시 한반도의 땅끝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관광지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해남 땅끝마을은 주로 어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마을이 관광지가 되면서부터 마을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관광시설의 기반시설이라 할 수 있는 식당, 숙박업, 주차장, 매표소, 유람선 등을 비롯해 슈퍼마켓, 단란주점, 관광객을 대상으로 건어물과 활어를 판매할 수 있는 상점과 가판대들이 이곳저곳에 들어섰다.
초기에는 단순히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과 식당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볼거리를 제공하고 손님의 입장에서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들이 늘어났다.
이처럼 포항도 석병리 동쪽 땅끝마을 관광지화로 인해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근 식당과 숙박업 등 서비스 산업에서 고용기회가 늘어남으로써 마을주민들이 몰려들고 도시가 흥성하게 될 것이다.
관광은 지역의 경제적 부흥을 가져다주는 산업일 뿐만 아니라, 지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해남이 땅끝마을이라면 포항은 호랑이 등의 끝이라는 의미이자 옛 지명이기도 한 ‘등끝’마을 또는 순우리말로 동쪽 끝이라는 의미의 ‘샛끝’이란 이름으로 불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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