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7일, 사람과 산양이 함께 걷는 생명의 숲, 울진 금강 소나무 숲길 제 4구간 개통식에 참석하였다. 울진군 서면이 금강송 면으로 개명된 것도 유명한 금강송 때문이다.
일제 시대 때 지어놓은 행정구역의 이름이 오늘에야 산뜻하게 바뀐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금강송 군락지를 향해 올라가는 계곡에는 가믐 속에서도 맑은 물소리가 정겹게 들리고
‘인간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고독한 성찰의 세계에 머물 때 가장 아름다워진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였다. 물이 스쳐가는 숲과 나무와 풀꽃들과 하나가 될 때의 그 기쁨, 그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해가 뜨고 산새가 노래하는 포근한 숲을 호흡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새로운 꿈의 세계를 걷는 것 같고, 푸른 하늘이 길게 손을 뻗어 지친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다. 산맥을 넘어 온 바람이나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애절하게 사랑을 찾는 산새들의 노래는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울진 국유림 관리소에서 주관하여 텐트를 여러 개 치고 식장은 노천 그대로 숲속에 펼친 채 연단은 현지 나무 널빤지를 잘라 자연친화적으로 세워 놓아서 정감이 갔다. 남부 산림청장은 경과보고에서 국가 예산을 투입한 숲길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지금까지 하루에 180명씩 관광객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 개통하는 4구간은 폭포와 대왕 소나무가 있어 더욱 좋다고 강조하였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숲길 조성을 아름다운 금강송길에서 선보이는 것은 의미있는 일로서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 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산림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라고 강조하였다. 임광원 울진군수도 국민의 사랑받는 숲길이 조성되어 기뻐하면서 “금강송 보존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제 1구간은 두천 1리에서 출발 소광2리에 도착하는 13.5Km이고, 2구간은 소광2리에서 출발하여 광회1리에 도착하는 5시간 코스로 16.7km이다. 3구간은 소광2리에서 출발하여 금강송 군락지 왕복 7시간 코스로 16.3km, 이번에 개통하는 4구간은 9.7Km에 5시간 코스로 1주일 2회 20명을 예약 탐방으로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란다. 봉화에서 울진으로 오갔던 조선시대 보부상들은 등짐과 봇짐을 지고 열두고개를 땀흘려넘으면서 다음과 같은 노래를 애절하게 불렀다고 한다.
미역 소금 어물지고 춘양장은 언제 가노/ 대마 담배 콩을 지고 울진장은 언제 가노
반평생을 넘는 고개 이 고개를 넘는구나/ 한양 가는 선비들도 이 고개를 쉬어 넘고
오고가는 원님들도 이 고개를 자고 넘네/ 꼬불꼬불 열두고개 조물주도 야속하다.
가노 가노 언제 가노 열두 고개 언제 가노/ 시그라기 우는 고개 내 고개를 언제 가노
이번에 개통한 4구간은 너삼밭을 출발, 폭포와 대왕 소나무를 지나 장군터에 도착하는 9.7Km이다. 이 멋진 산길을 걸으면서 나도 보부상의 기분으로 노래를 불러보았다.
칡넝쿨 우거진 너삼밭을 출발하여/ 아름다운 금강송 숲길 힘차게 올라간다.
썩바골 폭포의 싱그러운 물소리 들어가며/ 젊은 산양 내려와 푸른 냇물 마시고
뛰어노는 청노루 좇아가며 즐거운 노래 부른다./응봉, 백병, 통고, 백암의 명산들 사이에서
백두대간 지켜온 대왕 솔에 고개 숙인 후 /실직국 안일왕 축조한 성 위에서 만세를 부른다.
생명을 선물하는 거룩한 금강송 숲길/ 후손들이 손잡고 걸어야 할 아름다운 길, 영원하리라!
메르스(MERS)를 이긴 저력과 지혜를 가지고 천년 금강송처럼 인내하며 견딤의 기간이 길수록 쓰임의 기간이 길다는 것을 금강 소나무 숲길에서 배우고 왕피천을 따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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