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은 지난 3일부터 오는 8월 23일까지 회관 2층 제4전시실에서 2015 기억공작소전으로 이교준의 ‘metal & tableau’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 벽면에 일렬로 자리 잡은 직사각형 금속판들은 관람객의 시선이 맞닿는 높이에서 전시공간의 내부를 분할하고 점유하는 평면 판재 그림, 타블로로 존재한다. 눈앞의 대상에 좀 더 다가가 살펴보면, 그 평면 오브제는 납이나 알루미늄 금속이다. 화판 표면에 안료를 칠하듯이 지지체 위에 금속판을 덧입히거나, 금속판 그대로를 지지체처럼 사용하는 평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나뭇잎처럼 얇게 화판에 부착한 납은 금속 중에서도 강도가 무른 성질과 어두운 청회색의 색감으로 인해 미묘하고 감성적인 심리 변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은색 알루미늄 판은 상대적으로 견고하고 균질적인 표면 질감으로 엄격성을 신뢰하게 한다. 작가의 최근 작업들이 회화의 지지체와 그 표면 위 질료 층 사이의 공간 스펙트럼을 확대하려는 경향인데 비해 이번 전시의 주요 출품작인 지난 1999년에서 2006년 사이 작업들의 특징은 지지체와 질료의 밀착과 일체화라 할 수 있다. 또 우리는 전시 출품작의 표면에서 규칙적으로 그어진 가로, 세로 직선을 주목할 수 있다. 그것은 분할된 면과 면이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선이 생성되거나, 기계적으로 직선을 그어 화면을 분할하는 양상이다.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주목해야할 이교준의 태도는 타블로의 평면성을 꿰뚫는 논리적 호흡을 지속하면서 평면회화를 탐구한다”며 “환영보다는 실물 오브제의 호흡을 담는 신체 행위를 통해 회화의 지평을 확장시키며, 리얼리티와 순수 평면화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탁월성의 제시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작가의 타블로는 완벽할 정도로 정돈된 평면과 순수한 금속 질료를 선보이면서 타블로 체계의 논리, 자율성, 충만한 밀도감, 분할과 균형, 이성과 감성의 긴장이 있는 평면 회화를 기억하도록 한다”며 “이 기억에 대한 ‘바라보기’는 새롭고 분명해질 미래의 어떤 순간을 위한 기억공작소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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