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보건컨설팅업체 헬스웨이스와 공동으로 145개국 15세 이상 남녀 14만6천명을 조사해 내놓은 2014 세계 웰빙지수에서 한국은 117위를 기록했다. 우리국민이 느끼는 삶의 질 만족도가 1년 사이 세계 75위에서 117위로 추락한 것이며 이는 2013년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해 발표된 75위 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다. 갤럽의 웰빙지수는 인생목표와 사회관계, 경제상황, 공동체의 안전, 건강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측정된다. 1위는 파나마 2위는 코스타리카 3위는 푸에르토리코가 차지했다. 스위스와 칠레, 덴마크, 과테말라, 오스트리아, 멕시코 등이 10위권에 들었으며 10위권 내에는 중남미국가가 7개국이나 포함됐다. 미국은 23위, 독일은 28위, 영국은 44위, 프랑스는 48위였고 일본은 92위, 중국은 127위에 머물렀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15 더 나은 삶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사회적 연계부문에서 36개 조사대상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사회적 연계는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지나 이웃, 친구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을 뜻하는데 한국인은 이 수치가 72%로 OECD 평균 88%보다 16% 포인트나 낮게 나타났다. 1950년 미국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은 대중사회 속에서 내면의 고립감으로 번민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고독한 군중’이라고 했다. 그의 이론대로라면 한국인들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고독한 사람들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한국인들은 문병이나 길ㆍ흉사 문화에 필사적으로 매달리지만 정작 그 결과는 얼마나 허망한 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한 예로 연극배우 김운하는 얼마 전 서울 성북구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당시 김운하는 사망한지 5일이 지난 상태였다고 한다. 고인의 검안결과 고혈압과 신부전증,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확인돼 지병으로 인한 고독사로 추정됐다. 김운하의 시신은 무연고자로 처리돼 서울 성북구 미아동 서울좋은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경찰은 김운하의 연고자를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해 김운하의 지인들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시신은 관련 법률에 따라 한 달간 영안실에서 보관되며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 처리된다. 김운하는 대학시절 권투와 격투기 선수로 활동할 만큼 건강했으나 대학졸업 후 아버지의 이름인 김운하로 연극 활동을 하다가 불규칙한 수입으로 건강이 나빠졌고 결국 생활고로 고생하다 숨졌다. 지난 4월 예술공간서울에서 공연된 연극 ‘인간 동물원’은 결국 그의 유작이 됐다. 김운하는 생전 극단에서 받은 월급 30만원과 막노동으로 번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연극에 대한 열정을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져 그의 고독사는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판영진 또한 지난달 22일 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자신의 집 안마당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당시 그의 차 안에는 타다 남은 착화탄이 발견됐고 죽기 전 그는 지인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휴대전화를 통해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된 이들은 연예계에서 긴 무명의 세월을 거쳐 간 이들이었으나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았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엔 허망한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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