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기술(Stealth technology)은 레이다 상에서 적을 속여 생존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대전은 정보전이면서 다양한 고도의 기술을 활용한다. 전장에서 적을 식별하는 주요 수단은 레이다인데 스텔스 기술은 레이다 파의 반사를 최대한 막는 설계기술과 엔진 배기가스를 줄임으로서 적의 레이다를 회피하는 기술이다.
북한이 최근 함대함 미사일과 함께 스텔스 형상의 고속정을 공개하였다. 북한이 보여준 함대함 미사일은 지난해 동영상으로 1∼2초 정도 화면으로 공개된 적도 있었고 우리 군 당국이 정보자산을 통하여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스텔스 형상 고속정의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리 군 정보당국의 분석에 의하면 북한의 신형 고속정은 전반적인 모습은 일반적인 스텔스 형상이었지만 함정의 돛대 역할을 하는 마스트(mast)가 기존 구축함의 그것보다 초라한 모습이었다. 단순한 철탑 모양인 마스트는 상대방의 레이다 빔에 그대로 노출이 되기 때문에 스텔스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우리의 최신 구축함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알 수가 있다.
북한이 보여준 자료 사진을 자세히 보면 전면에 설치되어 있는 레이다가 보이는데 영문으로 ‘FURUNO’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인터넷 어디서든지 검색이 가능할 정도로 유명한 전자회사이며 세계적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일본의 유명 레이다 상표인데 북한이 제3국을 통해 수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군용과 상용 레이다는 표적을 찾아내고 추적하는 방법이 다르다. 상용 레이다는 대략적으로 상대방 표적을 인식하지만 군용은 좁은 지역의 표적을 세밀하게 식별하고 추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 해군 고속정에 장착된 3D 대공레이더와 2D 대함레이더, 대함미사일 유도 교란장치, 유도탄 위치 파악 장치 등이 동시에 작동하여 입체적으로 표적을 추적 관리하는데 비하여 상용 레이다는 수십 킬로미터 앞의 큰 구름의 이동이나 대형 상선을 구별하는 정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상용 레이다를 이용하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아마도 목표지역에 대략적으로 미사일을 추진시키고 미사일 스스로 표적을 찾아서 타격하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방법은 초기 미사일 유도 방식과 기술이며 명중률이 낮아지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상용 레이다는 당연히 현대전에서 활용되고 있는 재밍(jamming)에 취약하다. 재밍이란 레이다나 미사일을 교란하기 위해 노이즈(noise)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서 적의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기술이다. 상용 레이다는 상대방의 전파교란작전에 속수무책이다.
북한의 고속정 사진을 보면서 우리의 방산비리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북한은 아마도 방산비리로 인하여 상용 레이다를 부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군사 레이다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하거나 선진국으로부터 군사 레이다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역으로 증명하고 있다. 우리의 ‘통영함’은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으로부터 군사 레이다를 구입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실무자와 책임자의 비리로 인해 민간 어군 탐지 소나를 달았으니 군납비리가 군 전투력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 알 수가 있다.
군납 비리 수사결과 전직 해군참모총장이 구속되고 지난 주에는 현직 해군참모총장이 책임을 지고 교체되었다. 참 나쁜 장교들이 전투력을 잠식해 나가는 기생충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 뛰어난 학문적 능력과 리더십뿐만 아니라 국가관을 포함한 인성이 장교에게는 더 중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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