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강동진 기자]
2012년 7억t 돌파한 뒤 2년 10개월만에 1억t 더 만들어
중형차 8억대 만들수있는 양…한국 경제성장 토대 마련
故 박태준 전 명예회장ㆍ임직원들 ‘우향우’ 정신 한 몫
포스코가 1972년 포항제철소 1후판공장을 준공해 조업을 개시한 지 43년 만에 철강제품 생산누계 8억t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포스코는 지난 달 25일 오전 7시를 기해 철강제품 생산량 8억t을 돌파했다고 2일 밝혔다.
8억t의 철은 중형 자동차 8억대를 만들 수 있는 양에 해당된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약 10배이며 30만t짜리 초대형 원유 운반선 2만척을 건조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1972년 7월 4일 1후판공장에서 제품 생산에 돌입, 조업과 추가 생산시설 건설을 병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스코는 후판 원재료인 슬라브를 국제입찰을 거쳐 호주 등으로부터 수입해 썼다. 이듬해 6월 대형 고로 건설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일관제철소로서 위용을 갖추게 됐다.
후판을 생산한 지 17년만인 1989년 8월, 포스코는 생산누계 1억t을 달성했다. 이후 생산효율을 높이고 시설투자를 계속하면서 30년만에 4억t(2002.10), 43년 만에 8억t(2015.6)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억t 생산 기간도 크게 줄어 2012년 8월 생산누계 7억t을 돌파한 이후 역대 최단기간인 2년 10개월 만에 1억t을 추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대기록 달성에는 고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과 임직원들의 ‘우향우’ 정신을 빼 놓을 수가 없다.
박태준 회장의 회고록에 의하면 포스코의 제품 첫 출하 공장이 된 중후판 공장은 1972년 7월 4일 오전 11시 준공됐다. 공기를 한 달 단축시킨 포철 최초의 공장이었다.
이 공장은 20일간의 시험조업을 거친 뒤 7월 31일 호남정유(현 LG칼텍스정유) 여수공장의 유류저장 탱크 제작용으로 쓰일 중후판 62t을 출하했다.
최초의 쇳물이 나온 것은 그보다 11개월 뒤의 일이다.
중후판이 실려 나갈 때 내 심정은 덜 자란 맏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포항제철 제품 첫 출하’라는 플래카드를 붙인 대형 트럭 세대에 시동이 걸리자, 내 심장은 트럭엔진 소리보다 더 큰 소리로 뛰었다고 박 회장은 회고록에 적었다.
포항과 광양은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작은 어촌에서 오늘날 번듯한 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생산누계 8억톤 달성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세계 철강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이룩한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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